▲ 박진호 대전발전선도위원회 사무처장, 행정학 박사 |
정치판과 관련, 요즘 우리 지역에는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불평형 문제로 여야 모두가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우리의 문제를 우리끼리 여야가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 난리법석을 떨어야 될 일인가? 지역에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내년 6·4지방선거에서 생색정도 내보려고 하는 정치적 제스처라는 것을 시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선거구 불평형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 지역의 불합리한 선거구 획정문제에 대해 여야가 내년 6·4지방선거를 겨양한 생색내기 호들갑보다는 시민의 뜻을 모아 진심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런 문제로 정쟁을 치르고 있을때 큰 감투를 가진 사람들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번 과학벨트 수정안 문제가 있었을때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미 한 참 앞에 나가서 과학벨트를 추진하고 있는데도 여야가 다른 생각으로 아직도 과학벨트를 가지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찬성하던 반대하던간에 각자의 주장에 충분한 근거는 있다고 본다. 근거가 있기에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논쟁도 하고 갈등도 겪을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지역민끼리 시끄럽게 정쟁을 치르고 있을때도 지역민 덕분에 감투를 쓴 사람들이 감투에 걸맞은 리더십이 요구되었는데 그러한 것이 보이지 않아 답답한 생각을 가졌었다.
우리 대전에는 대한민국의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대전정부청사가 있고,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원천기술을 개발해 대한민국 성장동력을 이끌어내고 있는 대덕연구단지가 40주년을 맞이했다. 이들 기관의 기관장은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지만 대부분 중앙 기관장 부류에 속한다고 한다. 지역의 요구나 협조에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적극 나서지도 않고 지역에 무관심하고 지역민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이방인의 존재로 살아온 경향이 있다. 40년간 이방인으로 살아온 기관장을 대전 시민의 품으로 이끌어내는 힘은 바로 중앙의 권력을 가진 사람의 역할과 리더십이라고 본다. 지역민의 힘으로 감투를 쓴 사람들은 그러한 이방인을 시민의 품으로 끌어들이는데 무슨 노력을 했는가 반문하고 싶다.
감투는 일을 하라고 씌웠다. 감투를 쓴 사람들이 해야할 리더십이 있다. 한 예로 우리 대전에는 대한민국 정치판을 대표하고 이끌어가는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 2분이 대전에 기반을 두고 있다. 대부분 시민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갈등을 풀기 위해 무언가 많은 기대를 하고 표를 밀어 주었다. 중앙 정치판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지역에는 보탬이 돼야 할텐데 하는 요구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15일 시민사회단체 사무처장들로 구성된 대전발전한마음선도위원회에서 홍도 연수회를 갔었는데 연찬회 자리에서도 시민의 표로 감투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술안주로 주고 받았다. “속 터진다. 지역을 위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의 감투가 지역민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면 지역의 발전과 갈등문제에 대해 어른답게 제 역할을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