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인공습지 국고보조금 다시 내놔라”

감사원, 환경부에 10억원 교부결정 취소 통보… 대전시·동구 황당

대전 동구 비룡마을 인공습지(비점오염 저감시설-빗물에 섞여 유입되는 오염원을 차단하는 시설) 조성사업이 준공 완료됐지만 황당한 일이 빚어졌다.

의무적으로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사업의 경우 국고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지만 환경부는 총사업비의 절반인 10억원을 보조해 감사원의 부적정 지급 지적을 받은 것이다.

감사원은 환경부에 보조금 교부결정 취소 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자칫 동구는 10억원의 국고보조금을 토해낼 처지에 놓였다.

20일 감사원이 건설·환경분야 주요사업 세출예산 편성 및 집행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동구 비룡마을 인공습지 조성사업의 국비 10억원을 보조한 환경부에 대해 보조금 교부결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동구 비룡마을 인공습지 조성사업에는 국비 10억원과 지방비인 금강수계기금 9억5000만원 및 시비 5000만원 등 2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감사원 통보에 따라 대전시와 동구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사업이고, 지침에 따라 국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마무리했지만 보조금 교부결정 취소 통보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동구 관계자는 “준공 완료된 사업인데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비를 받아 시설대행만 한 것”이라며 “설령 감사원 결정에 따라 환경부에서 국비 환수 요청이 오더라도 토해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도 “이번 상황은 동구나 시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국고보조금 부적정 집행 지적인 만큼 감사원 통보에 대해 환경부가 대응하지 않겠느냐”며 “상황을 지켜봐야 겠지만 국고보조금 환수 등의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동구는 지난 12일 신상동 674번지 일원 7000㎡ 규모로 인공습지 조성을 완료했으며 대청호의 수질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