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임명권 행사 대치정국 불씨 키우나

국회에 복지부장관ㆍ검찰총장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요청 오늘부터 임명 가능… 민주당 “강행땐 제3의 인사참사”

청와대는 20일 안전행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ㆍ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송부 요청 공문을 19일 국회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보고서가 이날까지 오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보장된 임명권을 행사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사청문회법상 임명동의안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은 그 다음 날로부터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경과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공문에서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20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회가 이날까지 보고서를 보내지 않을 경우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21일부터 언제든지 두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여야의 대치가 심화되는 것은 물론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 역시 장기표류할 전망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까지 청문경과보고서를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만큼 내일(21일)부터는 법적으로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가능하지만 이 또한 현재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인사청문경과 보고서가 국회에서 오지 않을 경우) 대통령의 임명 권한은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와관련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제3의 인사참사를 부를 것”이라고 하는 등 인사문제가 여야 대치정국의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한편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날 외교ㆍ통일 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을 위한 본회의에서 황교안 법무장관 등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관련 “여야 대표들이 두 안건에 대한 의사일정을 협의해 조속히 완료해달라”고 말했다. 또 “지난주 금요일(15일)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 의장으로서 교섭단체 대표 간 협의를 촉구한 바 있다”며 조속한 여야 합의를 요구했다.

서울=김대중 기자 dj1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