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추천 기구가 있어도 학생 위원은 고작 한 명에 불과하거나 아예 학생 참여의 길이 막혀 있는 대학도 있다.
일각에서는 총장선거가 교수와 교직원, 재단 등의 전유물이 아닌 학생들의 참여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생은 대학 구성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학교 '곳간'인 등록금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밭대는 현 이원묵 총장이 내년 7월 임기가 만료된다. 해가 바뀌면 새 총장 작업에 곧바로 착수한다. 1월 중순 교육부에 제청할 복수후보를 뽑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
총추위는 내부위원 36명과 외부위원 12명 등 모두 48명이며 내부위원 가운데에는 교수 28명, 직원 6명, 조교와 학생 각 1명씩이다. 학생위원이 고작 1명에 불과한 탓에 총추위에서 학생 입장을 대변하기는 사실상 가로막혀 있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다른 대학도 사정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목원대의 경우 김원배 총장이 내년 8월 중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까지 총장선거 실시 여부 및 방법 등이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총장선거가 열리고 예년 방식대로 치러진다면 학생 참여는 불가능하다.
학생을 제외한 교수와 교직원만이 참여하는 투표로 내부 및 외부 인사 각각 2명씩을 뽑아 이사회로 넘기기 때문이다.
이른바 '오너'가 존재하는 중부대는 엄밀히 따질 때 총장선거가 아닌 선출이다.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임동오 총장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데 전적으로 이사회에 총장 선출이 위임돼 있다.
학생 참여 길이 없는 것이다.
배재대는 김영호 총장이 2015년 2월 임기를 마치게 돼 있어 내년 연말께부터 총장선거 일정이 잡혀 있다. 이 학교 총추위는 교수, 직원, 동문회, 지역사회 관계자 등 19명으로 구성되는 데 학생 위원은 한밭대와 같은 1명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각 대학의 총장선거에 학생이 배제되는 것은 중차대한 의사결정에서 학생들은 깊게 관여할 위치가 아니라는 인식이 대학 측에 만연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연대 정책위원장은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생을 배제하는 것은 올바른 의사결정 과정이 아니라고 본다”며 “대학 사회에서 학생들의 책임성과 역할을 키우고 나아가 대학의 각종 비리를 예방하려면 총장선거뿐만 아니라 다른 방면에서도 학생들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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