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근무한 의사는 급여와 연차미사용 수당, 퇴직금 등 모두 2918만원을 못 받았다며 임금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병원 측은 그동안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 3132만원을 반환하라며 반소를 제기했다.
소송전은 항소심까지 왔지만, 결과는 병원 측의 패소다. 대전지법 민사항소2부(재판장 심준보)는 의료법인 계룡의료재단이 송모(63)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의 판단은 이렇다.
의사가 퇴직 시 병원 측에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했다면 이는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약정으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무효라는 얘기다. 퇴직금에 대한 약정이 무효가 되면서 근로소득세 등 대납 약정도 효력이 상실된다는 것이다.
특히,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이 정기적ㆍ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면 명칭을 불문하고 원칙적으로 모두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으로,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은 부당이득금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퇴직금 미청구를 조건으로 근로소득세 등을 대납했다는 약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 효력은 없다”며 “병원 측이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