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정치부 부국장 |
그동안 청와대 안팎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말들이 나왔지만 박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처음 언급함으로써 선거에 대한 당내 논의가 수면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무릇 정치의 계절이 도래했다. 신호음이 요란하다. 출마선언과 출판기념회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열리는 출판기념회는 지방선거를 알리는 상징적 신호다. 대전시장 출마를 저울질하는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지난 12일 자신의 저서 『국민행복시대 지방분권과 자치행정』, 민주당 권선택 전 의원은 14일 『경청』 출판기념회를 각각 열었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라는 저서가 나오자 마자 화제가 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23일 출판 기념회를 연다. 충남지사 재선과 2017년 대선출마 로드맵을 갖고 있는 안 지사는 저서에서 '전두환 대통령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이지만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라고 '통큰 정치'를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호음이 요란하지만 본선에 오를 후보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계산법은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중간평가라는 의미를 가진 선거이기에 '필승조'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특히 영·호남의 단체장을 여·야가 나눠 가져간다면 충청권은 지난 대선에 이어 다시한번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임기 초반 평가가 곧 충청권에서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누구를 내세울 것인가. 본선 후보 선출은 철저하게 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방선거는 박 대통령을 중간평가하는, 대통령이 곧 이해당사자가 되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후반기 국정누수는 물론 곧바로 '2017년 대선' 국면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당안팎에서 경선을 말하고 있지만 경선을 한다해도 대통령 의중이 중요한 이유다. 현역의원 차출은 대통령이 고민하고 있는 사안으로 보인다. 국회의석수 갓 과반을 넘긴 상황에서 현역의원 차출 결정은 쉽지 않다. 다만 전체 지방선거 승패가 불확실할경우 현역차출 가능성은 있다. '배신의 정치'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경쟁력은 물론 신의를 갖춘 후보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후보들은 비교적 단촐하다. 그러나 속사정은 간단하지 않다. 무엇보다 충청권에서의 박 대통령 영향력이다. 두번째는 초읽기에 들어간 '안철수 신당'의 출현이다. 2010년 지방선거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민주당·보수성향의 선진당이 삼분한 선거다. 민주당으로서는 선거전이 비교적 편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에 진보성향의 '안철수 신당'이 정말 나선다면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교통정리를 한다해도 선거의 속성상 파열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정치, 그 정치를 상징하고 있는 지방선거가 채 200일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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