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상]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고전을 다시 읽으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용상]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고전을 다시 읽으며

[수요광장][이용상]우송대 LINC사업단장, 철도경영학과교수

  • 승인 2013-11-19 14:09
  • 신문게재 2013-11-20 17면
  • [이용상]우송대 LINC사업단장[이용상]우송대 LINC사업단장
▲ [이용상]우송대 LINC사업단장, 철도경영학과교수
▲ [이용상]우송대 LINC사업단장, 철도경영학과교수
과거의 일로 불거진 네 탓 내 탓의 시시비비 공방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사람으로 태어나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며 어떻게 다스려지고 다스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요즘의 혼란한 상황에 '이게 답이오.'하고 던져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열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우리가 수용할만한 행복한 삶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행복한 삶이란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중용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적당히'가 아닌 '최선'을 다해 사는 삶. 그렇지만 돈과 같은 재물에 관해서는 '최대'가 아닌 '적당히' 소유하는 절제의 삶을 강조했다. 그는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절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충분한 교육이 주어지지 않는 한 절제를 배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 그는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는 국가의 범위까지 확대되는데 즉, 개인에 대한 좋은 교육을 통해 좋은 국가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보았다.

정치야말로 인간의 선을 실현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으며 교육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가장 영향력 있는 수단이다. 이상적인 국가는 재원과 영토 그리고 올바른 정치적 사회적 제도를 갖고 있더라도 적절한 교육 체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구현될 수 없으므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관심사 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좋은 교육은 공교육, 조기교육, 기회가 고루 제공되는 교육이며 읽기, 쓰기, 체육, 음악, 미술 등의 교육과정을 추천했다.

아울러 그는 가정을 국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보았다. 가족 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열쇠로 보았다. 좋은 국가 역시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국민들에게 환경적인 면, 신체적인 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적인 면을 만족시켜야 한다. 즉 물질적,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으로 풍요로움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이채롭다. 물론 국민도 법을 지키는 선 안에서 자신에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조화로운 국가가 된다고 했다.

첨단 테크노 시대에 사는 요즘, 필자가 종종 고전을 펼쳐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적지 않은 나이의 필자도 요즘을 살면서 종종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혼란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건 기본을 놓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위의 상황이, 요즘의 정치가 기본을 벗어나기 때문에 궤도를 잃고 있는 건 아닐까.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리에게 주는 해답은 명쾌하다. 첫째, 개인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고 법을 잘 지키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둘째, 가정이 중요하다. 사회의 최소단위로 부모는 사랑의 마음으로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 따스한 가슴으로 아이들을 권면하고 이끌어야 한다. 자신의 등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행동으로 말해야 한다.

셋째, 국가는 교육의 문제에 최대한의 관심을 가지고 공교육이 국민들의 신체적, 정신적, 영적인 면을 성숙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과정도 신체적 성숙을 위한 체육과 정신적 정숙을 위한 읽기와 쓰기 영적성숙을 위한 봉사 등을 균형 있게 배려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야 한다. 내가 경험한 선진국들은 바로 이러한 면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나라들이었다. 국민은 법과 질서를 잘 지키고 있었고, 국가는 공교육을 중요시하고 기초적인 체력과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가정의 화목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여겨 가정의 평화와 가정단위의 행사를 많이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길을 모를 땐 일단 내비게이션부터 켠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만 따라가다 보면 길 찾기 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영적인 평화까지 제공해야 하는(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정치는 혼란스럽고 그 와중에 서 있는 우리는 인생의 목적지까지 가는 길도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럴 땐 고전을 펼쳐보라고 권하고 싶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골짜기를 헤매지 말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라는 말이 있다. 바로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뜻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