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기청 산하기관장 직위는 중기청 퇴역 고위 관료의 자리보전용으로 활용돼 왔다.
중소기업청 산하기관인 창업진흥원, 중소기업유통센터,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 3곳은 지난달부터 기관장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소상공인진흥원도 내년 1월부터 시장경영진흥원과 통합돼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 격상됨에 따라 새로운 수장을 맞을 전망이다.
일각에는 소상공인진흥공단 초대 기관장에 현 중기청 고위관계자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진흥원장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소상공인진흥원장은 개원 이후 줄곧 중기청 퇴역 고위 관료의 몫으로 활용돼왔다.
백두옥 창업진흥원장(전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과 윤도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전 원장(전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이용두 소상공인진흥원장(전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 등 3명은 중기청 퇴직이후 산하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기청 관료 출신이 퇴직 이후 산하기관을 장악하다보니 해당 기관 경영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중기청 산하 기관인 소상공인진흥원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기관 평가점수 C등급을 받았다.
이들 기관장 평가는 이보다 더 낮은 D등급을 받아 두 기관장은 경고조치 받은 상태.
기관장평가 D등급은 납품비리가 드러난 한국수력원자력이 받았을 정도의 최하점이다.
반면, 이들 기관장 연봉은 중기청 청장보다 많다.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실이 지난달 공개한 '중기청 산하기관장 연봉 현황'에 따르면 한정화 중기청장 연봉은 1억 660만원인 반면,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과 소상공인진흥원장 연봉은 1억 2076만원.
이들 산하기관장 관용차도 한 청장의 체어맨과 비슷한 급인 제네시스, K9 등을 타고 있다.
결국 산하기관장직은 보수 등 대우를 상위기관인 중기청장이상으로 받는 '꽃보직'인 셈이다.
대전청사 한 관계자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중기청은 고위 퇴직 관료의 산하기관 낙하산 논란에 대해 업무 수행 능력과 자질이 높은 인물을 최우선으로 선정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공모가 시작되지 않는 산하기관장에 현직 고위 공무원 내정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 김의원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5년간 중기청 간부 공무원 17명이 퇴직한 후 산하기관 본부장급 이상으로 옮겨간 것으로 집계됐다.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