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선거구 증설 '호남권 반발 넘어야'

획정위 구성ㆍ절차ㆍ기준 등 곳곳서 의견차 국회 법안통과시 충청권 정치력 발휘 필요

● 여야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 … 과제 산적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에 대해 여야 정치권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전략적 추진에 돌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민주당 법안 간 중점사항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타나며 법안 논의 과정에서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호남 정치권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국회 법안 통과 과정에서 충청 정치권의 정치력을 최대한 끌어 모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가장 많은 선거구 획정위원을 위촉하며 인구 상하한 허용 편차에 따른 규정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 7일 선거구 획정위를 상설 설치하며, 획정위를 중앙선관위 소속으로 한 것을 제외하면 양당의 개정안은 다른 내용이다.

▲여야, 같은 법 정치권 개입 허용 범위 ‘이견’=여야가 같은 법안을 두고 각각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개정 방향에서는 여야 간 견해차가 크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선거구 획정위원 구성의 경우, 새누리당이 국회와 대법원장 각 2명씩을 지명하고, 중앙선관위에서 다섯 명을 위촉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은 학계와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중립적인 인물 15명(정치권 배제)을 선출하는 안을 담았다.

획정절차와 관련, 새누리당은 국회의석 정당 의견진술을 반영하며 국회의장에게 획정안을 제출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반면, 민주당은 의견진술 자체를 폐지하고, 중앙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획정위안의 구속력에서도 새누리당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만 수정이 가능토록 하는 안을 넣었지만, 민주당은 중앙선관위가 확정토록 해 국회의 개입 여지를 일절 차단하는데 중점을 뒀다.

뿐만 아니라, 선거구 획정기준에서도 민주당이 광역시도별 인구수를 우선 감안하는 것과 달리 새누리당은 시도별 인구수에 배분하돼 도농 간 인구 격차를 고려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호남 강력 반발, 국회 통과 난망=여야 정치권이 충청권 선거구 증설을 위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것은 법리적 여건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호남권이 충청권보다 많이 배정된 국회의원 의석수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은 법리적 토대를 만들면 충청권 선거구 증설에 대해 타지역에서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호남으로서는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시도별 인구수를 우선 적용하면 의석수를 내어줄 수 밖에 없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광주 북갑)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은 인구수만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행정구역의 편제나 지리적 특수성, 역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회적 합의에 기초해 정개특위에서 조정하면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충청권이 추진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해당 상임위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부터 반대 여론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 것을 보인다. 충청 정치권의 정치력 발휘가 어느때 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강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