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로 사행성 게임 '어플방' 성행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태블릿PC로 사행성 게임 '어플방' 성행

대전서 업주 2명 전국 첫 구속…단속대상 아닌 '무료어플' 악용 "자율등급분류제도 개선 필요”

  • 승인 2013-11-18 17:50
  • 신문게재 2013-11-19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지방경찰청은 18일 어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태블릿 PC를 이용한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하도록 한 혐의(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 등)로 박모(45)씨를 구속했다.  
<br />연합뉴스
대전지방경찰청은 18일 어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태블릿 PC를 이용한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하도록 한 혐의(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 등)로 박모(45)씨를 구속했다.
연합뉴스
휴대용 태블릿PC로 간단한 오락을 즐길 수 있는 일명, '어플게임'이 사행성 게임장의 돈벌이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특히, 무료로 내려받는 어플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 분류 대상이 아니라 규제받지 않는다는 허점을 이용해 환전소까지 마련해놓고 전문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방경찰청은 18일 도박 성격의 어플게임장을 차려놓고 돈을 불법 환전한 게임방 업주 김모(52)씨와 환전소 전모(40)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종업원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대전 송강동과 신탄진에 각각 어플게임장을 차려놓고 별도의 환전소에서 상품권을 교환하는 수법으로 현금을 거래한 혐의다.

이들이 만든 불법 어플게임장은 구글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은 게임 앱을 휴대용 테블릿PC에 설치하고, 게임장을 찾은 이들이 태블릿PC를 통해 사행성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앱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자율등급분류 대상으로 법적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현금을 주고받는 행위를 감추기 위해 어플게임장 밖에 운세자판기를 설치해 놓고 자판기에 5~10만원을 넣고 받은 비밀번호 13자리를 어플게임방 태블릿PC에 입력하도록 했다. 운세자판기에 넣은 금액은 어플게임장의 태블릿PC에서 즐기는 도박성 게임의 판돈이 됐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게임장에서 200여m 떨어진 곳에 상품권 교환 자판기를 설치해 게임장에서 받은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었고, 상품권을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었다.

문제는 구속된 어플게임방 업주 김 씨가 태블릿PC에 도박성 게임을 설치하고 이를 즐기도록 하는 행위는 현재까지 단속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전청 유동하 경정은 “이동통신단말기에서 구동되는 게임물은 자율등급분류 대상으로 이를 태블릿PC나 스마트폰에서 즐길 때는 그 내용물이 바다이야기 같은 사행성이 있어도 단속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바다이야기처럼 등급분류거부된 게임을 제공하거나 심의게임물의 개·변조의 방법으로 영업할 때 단속될 수 있으나, 자율등급분류 대상인 게임어플은 법의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대전경찰청은 어플게임방과 여기서 쌓은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교환해 이를 다시 현금으로 환전하는 일당을 붙잡아 서로 모의한 것임을 입증해 구속수사할 수 있었다.

이미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자율등급분류제도를 악용한 어플게임장이 확산되고 있으나, 운영자를 구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경정은 “사행성 게임을 제공하고 이를 돈으로 환전하는 과정을 모두 밝혀내 처벌할 수 있었지만, 다른 경우는 처벌이 어려워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