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철 교수(대전성모병원) |
설상가상으로 검사 과정에서 우측 상행결장의 암종까지 확인됐다. 환자의 연세만을 보고 보통은 치료를 포기하거나 고식적인 치료를 권하는 방향으로 돌아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전성모병원 이상철 교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이환자에게 적용시켰다. 복벽탈장부위에 작은 절개만을 넣고 이곳을 통해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시행, 유착박리 술을 통해 수술시야를 확보하며 동시에 결장우반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수술을 마치면서 복벽탈장수술로 마무리를 해 할머니가 가지고 있던 문제를 일목요연하게 깔끔하게 해결했다. 할머니는 수술 2일차부터 곡기를 시작했고 수술 5일차에 무사히 퇴원했다.
이 교수팀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약 4년8개월만에 충수염은 물론 탈장, 대장암, 직장암을 포함한 각종 소화기 질환 수술에서 단일 집도의로는 가장 많은 1500건을 달성했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배꼽 안쪽으로 작게는 0.5㎝, 크게는 3~4㎝의 절개를 하고 이 하나의 구멍을 통해 복강경 카메라와 2개 수술 도구를 동시에 투입해 진행하는 수술법이다. 기존 복강경 수술은 구멍을 3~5개 정도 뚤어야 한다. 또 적출물 배출을 위해서는 작은 절개도 필요하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배꼽을 통해 하나의 구멍을 뚫고 적출물은 항문이나 질 등으로 배출해 내기 때문에 배 모양으로는 수술여부를 판단히기 어려울 정도다.
이상철 교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배에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 탁월한 미용적인 장점은 물론, 수술 후 통증의 감소,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감소, 조기거동, 조기퇴원 등이 가능하다”며 “복강내 장기손상, 수술후 발생할 수 있는 투관창 연관 합병증의 가능성 자체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충수염이나 서혜부탈장 등 비교적 간단한 수술은 당일에도 퇴원이 가능하다. 이 교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 후에 느끼는 심정은 과정은 힘들어도 결과가 좋아 환자가 웃고 그래서 의사가 웃을 수 있는 착한 수술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장점이 많지만 기법이 까다로워 의사의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수술법이다. 모든 수술 장비가 배꼽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서만 들어가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도 능숙하고 섬세한 술기를 시행할 수 있는 고난도의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풍부하고 다양한 수술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직장수술 등에 처음으로 단일공복강경수술법을 적용하고 발전시키며 새로운 내용의 수술을 끊임없이 발표해온 이 교수는 “기존의 복강경수술이 거쳐온 것처럼 처음에는 어려워 보여도 결국에 일반화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수술법을 공개해왔지만 생각이 조금 바뀐 상태”라며 “개복수술부터 기존의 복강경수술, 발전한 단일공 복강경 수술의 단계를 차례로 거쳐왔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상태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의사가 조금은 고단해도 그 노력이 고스란히 환자의 만족과 행복으로 이행, 전이될 수 있다면 본인은 그정도의 수고로움은 마다치 않으며 오히려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확언했다.
이 교수는 보다 발전될 수술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동물 수술, 사체수술 등을 통해 꾸준히 익히고 준비하고 있다. 이미 여러개의 획기적인 수술법이 계획되고 준비된 상태다. 그중 하나가 무공 복강경 수술이다. 자연개구부를 통해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것으로 겉으로는 전혀 수술창이 남지 않아 마술같은 수술법이라 할 수 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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