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이 선거구 증설에 적극 나서면서 현행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은 국민 여론이 반발할 수 있는 만큼, 결국 호남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에서 제기되자 발끈하고 나선 것.
특히,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호남권이 충청권보다 많이 배정된 국회의원 의석수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면서 충청과 호남, 양 지역 정치권 간의 쟁점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광주 북갑)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은 인구수만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행정구역의 편제나 지리적 특수성, 역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회적 합의에 기초해 정개특위에서 조정하면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또 “충청권 새누리당 의원들이 호남권 의석을 줄이는 대신, 충청권 의석을 늘려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며 “이는 새누리당의 패권적 발상이고, 호남의 정치력을 재차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광주지역 의원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충청권의 선거구 조정 요구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다.
더욱이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충청권의 요구를 '심각한 정치적 도전'으로 판단하고, 조만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호남권 의석수를 축소하는 조정 방안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전북지역 관계자는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호남을 명분 삼아 선거구 조정을 요구하는 것은 새누리당으로서는 호남을 상대로 어떤 주장을 편다 한들 잃을 게 없기 때문”이라고 전제하며 “새누리당 지도부 입장에서도 호남을 주축으로 하는 민주당의 영향력 감소를 초래하는 만큼, 이를 중앙 정국 재편의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구 조정 문제를 제기하며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울산 등 영남권은 문제삼지 않고 호남만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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