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의선 충남도농업기술원 농촌지원국장 |
그러나 우리나라 농업 농촌은 경제논리로 이야기 되지 않는 소중함이 숨어있다. 아름다움과 웰빙적 가치가 높은 농촌환경과 함께 어울려 사는 공동체인 전통문화, 되돌아 가고자 하는 정감있는 농촌 등 농업이 지닌 공익성에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필두로 소셜네트워크(SNS)시대가 우리 곁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전체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미명하에 가려져 있던 하나 하나의 독특함들이 관심을 끄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SNS의 확산으로 농업 농촌에서도 소통의 방법이 변화하고 있다. 경제논리에 의해 보이지 않던 농업 농촌, 농부들의 모습들이 이야기와 만나 세상 밖으로 나와 소통을 시작한 것이다. 하늘과 바람, 땅과 물, 농부의 진솔한 땀으로 이뤄지는 생명농업의 전 과정이 경이로운 피사체로 보이기 시작했다.
각박한 물질만능의 시대에 지친 사람들에게 대자연에 순응하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면서부터 살아가는 농부의 삶은, 농촌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소중한 가치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문화의 명맥을 이어가며 우리의 삶이 녹아져 있는 고향, 사람 사는 재미와 감동을 드러내는 농촌, 살아가기 위한 노력들이 이야기로 만들어져 우리농업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야기는 한 사람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구체적인 수단이자 목표가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야기농업은 마케팅의 범주를 넘어서서 농부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풀어내어 자유로움을 마음껏 나타내도록 만들어 준다.
또한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생산과 가공, 문화와 관광 등을 연결하는 6차산업의 실천을 위해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하나로 함축하여 이야기로 바뀌어 감동으로 다가서는 농업에 도전해보자. 사계절 다른 색깔을 가진 논과 밭, 그리고 산과 들, 하루 하루 커가는 식물들과 농부의 땀, 우리네 농업 농촌의 모든것이 감동의 이야기들이 아니던가? 그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함께 하자는 것이다. 농촌과 도시, 농부와 도시민, 남녀노소 모두가 더불어 함께하는 풍요로움 삶을 위해서….
이에 충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올해 충남농업이야기학교를 개설하고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까지의 역량을 갖춘 33명의 스토리텔러를 양성한 바 있다. 내 음식에 녹아져 있는 삶과 이야기들, 내 농장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들, 내가 만든 된장속에 수줍게 숨어 있는 이야기들에 사진도 입혀 보고 음악을 넣고 UCC도 만들어 보고, 유튜브에 올려 세상과 소통도 해보았다.
농부로서의 새로운 삶을 경험하게 되었고,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하는 것을 보았다. '한 농가맛집을 운영하는 스토리텔러는 음식에 녹아져 있는 삶과 꿈 이야기를 입혀보았고 UCC를 만들어 블로그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 보았다'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이 생겼고, 내 음식에 마니아가 생겼다. 또 중요한 것은 경영에도 뚜렸한 성장세를 보이게 된 것이다.
이제는 열심히 농사만 짓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나에게, 내농장에, 내마을에, 내농상품에, 이야기라는 옷을 입혀 생명을 불어넣어 5천만 고객들의 마음속에서 춤추게 하자. 내 스스로 진정한 내 농산물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이야기농업'을 실천해 갈 것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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