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로서 자신이 연구한 정책을 현실정치에서 실현하고 싶은 욕구 분출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또 다른 직종에 비해 정치참여가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한 가지 원인으로 꼽힌다.
대학가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 대전교육감 후보군으로 지역 대학교수 이름이 줄기차게 거론되며 대학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사는 충남대 육동일 교수, 이창섭 교수, 한밭대 설동호 교수, 이창기 대전대 교수(휴직), 목원대 이정호 교수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출판기념회 또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내년 선거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비춘 상태다.
정치권에서 '러브콜'을 보내며 출마를 권유해도 본인 수락 없이는 대학교수의 정치 참여는 불가능하다.
교수의 정치적 소신이 선거 출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모 대학 교수는 “ 행정이나 교육학을 전공한 교수가 자신이 연구한 정책을 현실에서 실현하려고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경영학과 교수가 벤처기업을 만들어 직접 CEO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면 된다”며 일부 대학교수의 정치 참여 배경을 분석했다.
내년 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지역 대학교수 대부분은 정부 또는 지자체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거나 세미나, 토론회 등에 패널로 참여하며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스킨십을 넓혀온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현행법상 다른 직종에 비해 선거 출마가 비교적 자유로운 점도 한 가지 이유가 된다.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르면 공무원, 언론인 등은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직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교수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때문에 교수는 휴직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고 당선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낙선해도 대학으로 돌아가면 된다.
공무원 등에게 적용되는 '낙선은 곧 실업자'라는 공식이 적어도 교수 사회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낙선에 대한 부담과 충격파가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역 대학교수들이 앞다퉈 출마하려는 한 가지 이유가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학교수의 현실 정치 참여 시도에 대해 기대와 과제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문창기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학교수의 선거 출마는 그들이 가진 전문성이 현실정치에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론과 현실적인 문제가 상충했을 때의 대처방법과 전문성을 현실정치에 녹여낼 수 있는 공약 개발이 필요하다”고 과제를 지적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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