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대전지역 초·중·고교 급식실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불만이 많다. 이들은 ‘1년을 일하거나 10년을 일하거나 똑같은 기본급을 받고 있다’며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처럼 비정규직 신분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업무에 대한 자긍심이 생길 리가 없다. 이런 여건에서 급식 재료비를 아끼려는 꼼수가 등장할 수 있으며 값싼 수입산 부식재료를 사용할 경우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한마디로 영양가 없는 급식을 학생들이 날마다 먹어야 하는 불합리한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13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위반으로 적발된 업체들이 전국 500여 학교에 급식재료를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건만 불만스러운 업무여건으로 인해 값싼 식재료 쪽으로 눈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총파업이 실행될 경우 학교는 물론 학부모 및 학생들까지 피해를 입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는 파업 시기를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시기로 늦춰 잡아야 한다. 물론 그렇게 될 경우 파업의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근로자 역시 학생들에게 봉사를 하는 직종이라는 도의적인 책임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그런 책임감이 거시적인 측면에서 향후 협상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당국 역시 그들의 요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요구된다. 임금 수준이 4인 가족 최저생계비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월 100만원의 보수로 얼마나 자신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으며 얼마나 자긍심을 갖고 학교 급식 업무에 임할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학교 급식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심신 발달에 막중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란 점에서 노사 양측의 적절한 양보와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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