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주범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원전사고 주범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신고리 3·4호 납품 JS전선 등 상대… 판매손실 등 피해액 1조660억 달해 기준치보다 낮은 압력서 시험진행도

  • 승인 2013-11-12 19:00
  • 신문게재 2013-11-13 7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 한수원, 1조원대 손배소… 왜?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 불량 케이블을 납품한 JS전선 등을 상대로 1조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한수원은 11일 신고리 원전 1~4호기와 신월성 1·2호기의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태에 따른 전기판매 손실액과 불량 케이블 교체비용 등 총 피해액이 1조66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에 신고리 3·4호기 안전등급 케이블 위조 제보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손해배상액도 거액이라는 점에 눈길을 끌고 있다.

▲원전 사고 핵심 안전시설 제어케이블=원전에 사용되는 제어케이블, 전력케이블, 계측케이블, 조립케이블 등 다양하다.

지난 4월 26일 케이블이 위조됐다는 제보를 받은 원안위는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에 대한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여부 파악에 나서 시험성적서가 위조되고 시험결과도 위조됐다고 발표했다. 또 신고리 3·4호기에 설치된 제어케이블은 시험그래프(환경)를 위조했으며, 이후 수행한 성능시험에서도 실패했다.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는 시험환경 뿐 아니라 시험결과도 위조한 것으로 판명했다.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은 원자로 냉각재 상실사고(이하 LOCA)가 발생할 때 비상냉각시스템 가동과 방사성물질의 외부 유출을 막는 기능을 하는 핵심 안전시설로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정상작동 해야 한다.

▲시험 환경과 성능 시험결과도 위조=제어케이블이 원전사고 상황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원전사고 발생시의 온도와 압력 등을 인위적인 시험환경을 만들어(LOCA시험) 시험을 수행해야 하지만 신고리 3·4호기의 제어케이블은 이런 LOCA시험 여건을 일부 위조한 한 것으로 판명됐다.

신고리 3·4호기의 제어케이블은 10~1000초 동안 3.87기압(57psig), 10~250초 동안 149~182도에 견디도록 LOCA 시험 환경을 만든 뒤 시험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압력을 기준치 보다 낮은 2.7기압(40psig) 환경에서 시험을 한 뒤 규정된 시험환경에서 시험을 한 것처럼 위조했다. 시험에 필요한 압력 조건이 요구기준을 만족하지 못하자 시험 그래프를 수정한 것이다.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는 LOCA 시험환경 뿐 아니라 실패한 시험결과도 위조했다.

제어케이블은 전선에 가해지는 내전압시험에서 규정인 2500Vac(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 경우)에서 300초 동안 견뎌야 정상제품이다. 하지만 실제시험에서는 여러번 실패한 뒤 실패한 결과를 제외하고 합격한 결과만 제출, 마치 시험에 통과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했다.

원안위는 원전 비리의 재발 방지와 철저한 규제의 일환으로 원자력안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시험·검증기관에 대한 민·형사 책임을 강화하고, 원전기기 전문인증관리기관 제도를 도입해 시험기관의 인증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다.

권은남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