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미리)는 경찰 2명의 징계는 무겁다고 판단한 반면, 교사의 징계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무슨 차이일까.
현직 경찰인 A(52) 경감은 2012년 5월 충남경찰청으로부터 감봉 3개월과 60만원의 징계부가금(3배) 처분을 받았다. 충남청 정보1계장 재직 시 아산의 모 병원 직원 간 고발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을 하면서 담당경찰에게 현금 20만원을 건네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쳤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A씨는 “정보관의 첩보활동비 중 일부를 직원들 식사비로 지급한 것이고 청탁한 사실이 없으며, 구체적인 수사과정에 개입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부적절한 면이 있었더라도 25년간 근무하며 19회의 수상경력이 있는 반면, 징계전력은 없다며 감봉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비위행위를 인정하면서도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A씨가 고발인측으로부터 금품, 향응 등을 받았다는 사정이 없는 점, 사건이 불기소처분을 받아 A씨의 청탁이 공정한 수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제공한 액수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비위행위 내용과 정도에 비춰 징계처분은 징계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웃과 분쟁을 일으킨 경찰에 대한 징계처분이 과하다는 판결도 있다. 재판부는 B(57) 경위가 대전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B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사는 아파트 동 대표 선거방송에서 한 발언내용을 따지는 이웃 주민의 멱살을 잡고 선거방송을 통해 경쟁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고 폭언을 하는 등의 행동 때문에 감봉 2월의 징계를 받았다.
B씨가 이웃과의 분쟁만으로도 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봄이 상당하지만, 명예훼손 의도가 없었고 폭언도 먼저 모욕적인 말을 들은 상태에서 한 것으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30년 동안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포상을 받았고 징계를 받은 전력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징계는 지나치게 무겁다”고 밝혔다.
반면, 충남교육감을 상대로 감봉 1월 및 징계부담금(110만원)처분 취소소송을 낸 C(43) 교사의 청구는 기각했다.
C 교사는 모 여고 연구부장 당시 동아리마다 담당교사들을 지정했지만, 실제로는 2~3개 동아리를 1개로 합반해 1명의 교사가 지도하며 허위 출석부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110만원의 수당을 부당수령했다가 징계를 받았다.
C 교사 측은 “공금횡령이 아니라 견책 처분이 타당하고, 여러 차례 각종 상훈과 표창을 받았으며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제 운영하지 않은 동아리 수업과 관련해 허위 출석부를 작성,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당을 받아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형평성에 현저히 어긋나는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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