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도 출신 새누리당 의원들이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인구 비례에 따른 선거구 재조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여야, 의석수 조정 공론화
여야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선거구 증설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선거구 증설 문제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다만, 선거구 증설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에는 여전히 양당간 의견차를 보이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주도권 다툼 및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넘어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충청권 4개 시도당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구비례에 따라 국회 의석수를 다시 정하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이날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질적인 비정상적 국회의원 선거구(이하 선거구) 획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선거구 획정에 있어 인구비례원칙에 의한 투표가치의 평등은 헌법적 요청이며, 따라서 인구수는 선거구 획정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제 1의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선거구 획정문제에 대해 “선거구 획정이 지나치게 기초단위 행정구역에 의존하면서 국민의 평등권이 훼손되고 있다”며 “대전의 경우 선거구가 7개에서 6개로 감소한 16대 총선 이후 선거구당 평균 인구는 전국 최고로 서울, 인천, 경기보다도 더 많아 대전 지역 유권자의 표의 가치가 홀대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는 김동완, 김태흠, 박덕흠, 박성효, 성완종, 송광호, 윤진식, 이명수, 이완구, 이인제, 이장우, 정우택, 홍문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저녁 여의도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선거구 증설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정우택 최고위원은 “19대 총선을 통해 충청권의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졌고, 이제는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능가했다”며 충청권 국회의원 증설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충청권이 주도적인 역할과 함께 충청권 대망론 등 시발점이 됐다”며 이제는 충청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충청권 선거구의 증설문제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충청권 관정협의체 재가동 등 여야가 함께 논의하는 틀을 갖춰나가자는 입장이다.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부의장실에서 이상민, 양승조, 박완주 의원과 함께 선거구 획정에 관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충청권의 인구가 이제는 영남과 호남에 비해 많이 늘었고, 표의 등가성 문제에 있어 충청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충청권의 선거구 증설, 또는 전국적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의장은 이어 “이 문제에 있어서는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강창희 국회의장과 같이 상의를 했다”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함께 논의하는 틀을 만들자는데 일치를 했다”고 전했다.
박 부의장은 또 “앞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포함한 중진의원들이 있을 때에도 그 필요성을 역설했다”며 “새누리당 대전, 충남·북 의원들에게도 폭 넓게 말씀을 드렸고 흔쾌히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자신이 주도적으로 주선해 충청권의원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민주당 충청권(박수현, 박완주, 변재일, 이상민) 의원들은 지난 11일 전병헌 원내대표를 만나 충청권 현안인 선거구획정문제 등 충청권 현안 해결에 당차원의 지원을 건의했으며, 전 원내대표는 “선거구의 불균형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다”며 “당차원에서 다각적인 방안 마련과 충청권 현안해결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확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충청권 현안문제의 적극적 해결을 위해 '충청권 민주당의원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박수현 의원이 간사를 맡아 진행하기로 했으며, '충청권 관정협의체'에 소극적인 새누리당에게 적극적으로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의 견해는 부정적이다. 이장우 대전시당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협의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공세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한 뒤 “(선거구 증설 문제도) 나중에 국회의원들끼리 만나서 논의하면 될 일인 만큼, 민주당끼리 입장을 완전히 정리한 뒤 양당 시도당위원장들이 만나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김재수·강우성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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