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소통하는 국제아트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종필]소통하는 국제아트쇼

[수요광장]이종필 목원대 회화과 교수

  • 승인 2013-11-12 14:03
  • 신문게재 2013-11-13 17면
  • 이종필 목원대 회화과 교수이종필 목원대 회화과 교수
▲ 이종필 목원대 회화과 교수
▲ 이종필 목원대 회화과 교수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대전국제무역전시관에서 대전 미술인들과 미술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대전 시민들의 숙원이었던 '제1회 대전국제아트쇼'가 열렸다. 미술의 다양한 장르(한국화, 서양화, 조소, 판화, 수채화)등을 형성한 개인전 부스 167명, 전국화랑 부스 20개, 해외 및 전국 초대작가 65명 1점 초대작가 65명이 참가했으며 대전에서 처음 열리는 '아트페어'에 4만8000명이 미술작품을 보기 위해 다녀갔다. 이번 국제아트쇼는 대전 미술인의 자긍심과 자존감을 높이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예술지향의 불모지라는 대전지역의 오명을 조금이나마 벗을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자부한다.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어느 고명한 문학인이 인터뷰한 얘기가 가슴 깊숙한 폐부를 가른다. “정치가 올곧아야 예술이 예술답고 곧게 선다”는 말이다. 첫 번째로 이루어진 대전국제아트쇼는 민간단체인 대전미술협회가 기획해 이루어낸 각고의 성공적인 결과다. 얼마전 이를 기획하고 추진했던 대전미술협회 서재흥 이사장과 실무를 담당했던 김호성 사무처장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뒷받침됐었다면 많은 홍보와 세계적으로 역량 있는 훌륭한 예술작품, 또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많은 미술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는 시립미술관과 이응노 미술관도 후원하고 연계해 더욱 성대한 대전미술의 성역을 만드는데 주력했어야 함도 주목해야 할 일이다.

한 나라의 흥기성상(興起城上)은 예술의 품격과 국민의 삶 속에서 소통하는 예술적 감성과 지극한 예술지상으로 이어지는 애정이 생생히 살아 숨 쉴 때 화려한 꽃을 피울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위대했던 위정자의 시대에는 예술을 사랑하고 존중했기 때문에 백성들의 삶 또한 풍요롭고 문화적으로 융성한 시대를 건설할 수 있었다. 그 뿐인가. 역사적 시간의 흐름 속에서 후손들에게까지도 경제적인 힘과 민족적 자긍심으로 뻗어 내리는가를 위정자들은 잊어서는 안된다.

조선 정조 때 학자였던 유한준은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참으로 모든 것을 아름답게 감상하게 되며, 감상하다 보면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쌓아둔 수많은 예술품들은 그 예술적 가치가 창고에 저당 잡힌 채 묶여 있었다. 이러한 현실은 예술의 눈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는 프랑스의 시인 쥘 르나르의 '뱀'이라는 시다. “뱀 너무 길다” 이것이 그의 시 전부다. 시의 내용은 뱀이라는 이미지는 성서적으로 죄악을 범하게 하는 사탄으로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인류의 죄악이 인간에 의해 끊임없이 길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예술은 아름답고 순수하다. 인류의 역사적 소명으로 인간 삶의 희망과 서로 소통하며 흥겹게 눈과 마음으로 마주하며, 하나 되어 영혼을 부르는 영원한 인생의 동반자인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품은 재산적 가치로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함께 호흡하고 감상하며 편안히 휴식하며 대화하는 친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전국제아트쇼에서 필자가 느낀 점은 대전 시민들의 미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볼 수 있어서 미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놀라움과 기쁨을 누렸다. 좀 더 기간을 연장해 더 많은 시민이 좋은 아트페어를 감상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컸다. 따라서 시민들이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구조를 들 수 있는데 시립미술관과 이응노 미술관 거리에 다리 하나를 두고 연계하지 못했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훌륭한 미술 작품들이 좋은 친구를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주관처의 홍보 부족과 작품 구매자가 쉽고 편리하게 작품가를 알 수 있게 협회 측이 운영창구를 개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미술품에 대한 소장가치와 예술품에 대한 인식 등이 타 도시보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대전 미술의 발전과 위상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미술협회나 미술인 개개인의 많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두 번째 아트페어 대전국제아트쇼에는 보다 진취적이며 다각적으로 시야를 넓혀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훌륭한 예술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통로를 모색해야 한다. 개개인의 대전 예술인들의 열정과 지대한 관심으로 보다 깊이 있고 품격 높은 훌륭한 예술작품을 창작해 많은 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예술 소통의 통로로 이루어지는 두 번째 아트페어 대전국제아트쇼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