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덕공고 펜싱팀 선수들이 지도자 및 관계자들과 지난달 인천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전' 남고부 펜싱 플뢰레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
2학년생 이기성·방병호·박재성·조영학 등 4명으로 꾸려진 경덕공고 펜싱팀은 고등부 플뢰레 단체전에 출전해 우승후보 4팀이 한 곳에 모인, 험난한 대진운을 극복하면서 대전 펜싱의 선전을 견인했다.
이들은 첫 경기인 16강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홍익대사대부고를 만났다. 대전시체육회 등에선 땅을 치며 예선 탈락을 예상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8강에 진출했다. 이기승이 8라운드에서 역전을 만들며 45-42로 이긴 것이다.
8강에서 만난 광주 풍암고는 45-17로 손쉽게 이겼지만 4강의 상대는 전국대회를 주름잡는 부산 남고였다. 전력상 3-7로 뒤진다는 평가였지만 이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고, 9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또다시 역전승을 하며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덕공고의 역전드라마는 결승전에서도 이어졌다. 8라운드에서 8점을 뒤졌지만, 9라운드 2초를 남겨놓은 시점에 36-36 동점 상황까지 만들어 1분 연장 경기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연장 1분에 1점을 먼저 가져온 경덕공고는 규정상 1점을 먼저 따는 팀이 이기는 룰에 따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덕공고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학교 측은 물론, 대전시체육회와 대전의 펜싱팀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경덕공고 홍승남 감독은 “상대팀은 3학년 2명에 2학년 1명으로 구성돼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했다”면서 “감독 생활 17년째다. 펜싱경기 중반에 12점차를 뒤엎는 경기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사례다. 아이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또 고맙다”고 말했다.
사실 1997년 창단한 경덕공고 펜싱팀은 이미 전국적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올해 제10회 한국중·고펜싱연맹 전국남녀종별 펜싱선수권대회 남고부 플뢰레 단체전에서 우승을 했고, 2009년에도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개인전 1, 2위 및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대전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전에선 2관왕에 오르기도 하는 등 이미 그 실력을 검증받은 팀이다.
현재 주전으로 활약하는 4명의 선수 모두 대학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쇄도해 이미 진학까지 결정해 놓은 상태다.
홍 감독은 “아이들이 수업을 모두 받고 밤 10시까지 훈련하는데도 힘들다는 한 마디 말 없이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면서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훈련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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