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꿉시다]“우리도 같은 한국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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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깎이고 학교선 혼혈아라 따돌림… 배타적 시선 여전

  • 승인 2013-11-10 15:24
  • 신문게재 2013-11-11 1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회적 자본이 희망이다- 이제는 바꿉시다]32.다문화 차별

#중국에서 대학을 중퇴한 30대 결혼이주여성 A씨. 남편의 나라 한국에 들어온 뒤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 6년째 근무 중이지만 비슷한 경력의 한국인 직원에 비해 월급을 3분의2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 직원의 월급이 200만원이라면 다문화 여성의 월급은 130만원~150만원 사이. 똑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왜 월급이 적어야하는건지, 한국에서는 '다문화'가 영원한 주홍글씨 같아 원망스럽기만 한다. 식당에 취업할 때도 '조선족'이라고 하면 급료가 깎이기에 일부러 밝히지 않는다는 지인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9살 B양. 일선 학교에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지만 그 때마다 “다문화 다 나와!”라고 부르시는 선생님의 말씀이 가시처럼 따갑기만 하다. 친구들이 던지는 차별의 말 못지 않게 선생님의 배려없는 한마디가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친구들 앞에서 꼭 그렇게 불러야 하는건지, 다문화 아이들만 따로 모으지 말고 다른 친구들과도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안되는건지, '나도 같은 한국사람인데…' 라고 생각하는 9살 어린 가슴에 아픔이 남는다.

우리사회 곳곳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은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도 멍들게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아이들은 '외국인 부모' 아래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도 따돌림당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언어장벽과 혼혈인에 대한 편견을 더 직접적으로 경험하며 좌절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학업중단 이유 중 친구나 선생님과의 관계문제가 23.8%로 가장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다. 특히 어린 학생일수록 차별 경험률이 높기에 학교현장에서의 다문화 이해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차별경험 시 차별하는 사람

▲친구 36.5%
▲선생님 9.5%
▲친척들 5.5.%
▲이웃 11.7%
▲모르는 사람 20.8%

자료: 2012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통계청)

다문화가족의 부모 역시 많은 차별을 받고 있다.

2012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통계청)에 따르면 결혼이민자가 지난 3년간 사회적 차별을 경험한 비율이 2009년 36.4%에서 2012년 41.3%로 증가했다. 결혼이민자들의 한국어 능력이 향상되고 취업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국생활의 어려움으로 ‘외로움’을 호소한 결혼이민자도 2009년 9.6%에서 2012년 14.2%로 지난 3년간 4.6%p 증가, 결혼이민자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차별과 외로움에 힘들어하는 다문화 가정의 부모와 자녀들을 위해서는 행정적, 국가적 차원의 지원책이 함께 해야겠지만 이와 함께 우리 국민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그들을 배려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한국다문화연구원 변라영 대외협력실장은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이라고 특별하게 따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해외동포들이 미국, 유럽 등에서 ‘유색인종’ ‘못살고 가난한 나라 사람’으로 차별받았던 일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새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혼인귀화자 포함)는 2013년 1월 기준 4909명, 다문화가족 자녀는 4365명에 달한다. 충남은 2011년 현재 1만254명의 결혼이민자가 거주하고 있고 그 자녀는 9119명에 달한다.

김의화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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