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호 14번째 개인전 '벽 한켠의 빨간 자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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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14번째 개인전 '벽 한켠의 빨간 자개장'

12일까지 대전M갤러리 그림인지 자개장인지… 섬세한 붓놀림

  • 승인 2013-11-07 14:04
  • 신문게재 2013-11-08 9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신진호作 '정'
▲신진호作 '정'
'자개장 위 올린 목각 오리, 감, 바구니, 도자기. 똑같은 무늬의 벽지들….'

옛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신진호 서양화가의 작품은 독특하다. 마치 우리네 어린 시절의 시골집 벽면을 떠올리게 한다. 신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이 오는 12일까지 대전 M 갤러리에서 '전시장에 걸린 나전칠기'라는 주제로 열린다.

신 작가는 어린 시절 자주 접했던 옛스러운 벽지스타일과 고가구인 자개장을 화폭에 고스란히 옮겼다.

정물을 소재로 극사실적인 표현을 추구하는 신 작가는 입체성을 최대한 배제한 표현을 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나 있다.

최근 3년여 전부터는 그가 작품 속에 담아냈던 자개장의 색을 검정에서 빨강으로 바꾸며 변화를 줬다.

나전칠기 위에 놓인 정물들은 시골 할머니의 방에 온 듯 따뜻한 정감이 드러나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에게 지난날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이번 작품에서는 나전칠기 장을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장의 다리를 직접 제작해 붙여 실제감을 높였다.

언뜻 보아서는 나전칠기장을 떼어 붙인 것으로 보일 만큼 사실적인 느낌이 우리를 혼돈으로 몰고간다.

더욱이 신 작가가 기존에 보여지던 소재를 확장해 민화 중 문자도를 차용한 작품은 나전칠기 무늬에 문자도의 이미지를 표현해 검정 문자와 빨간 자개장이 보는 이에게 강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자개장과 화병, 호롱불, 박제된 꿩 등의 오브제를 통해 아련하고도 따스한 정을 찾는다.

신 작가는 “이번에는 장의 문짝에 사군자를 표현해봤다”며 “또 캔버스 위에 아크릴을 바르고 바니시를 입혀 화면에 윤기와 입체감을 줘 마치 진짜 나전칠기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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