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부대전청사 입주기관들에 따르면 지난 3월 변영섭 문화재청장(고려대 고고미술학과), 박창명 병무청장(경상대 초빙교수), 신원섭 산림청장(충북대 임학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박형수 통계청장(한국조세연구원) 등 5개 청장에 대학교수나 연구기관 출신이 임명돼 취임 200여 일을 맞고 있다.
특허청과 조달청 두 곳만 내부 승진으로 청장 인사가 이뤄진 가운데, 대전청사 8개 외청장 자리의 절반 이상이 학자출신으로 채워진 셈이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상위기관인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출신이다.
1997년 대전청사 입주이후 외청장들이 대거 학자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중소기업청의 경우, 교수출신 청장은 처음이다.
조원동 청와대 수석과 조세연구원에서 같이 근무한 경력을 가진 박형수 통계청장은 만 46세 최연소 청장으로 파격적인 인사로 꼽힌다.
변 청장도 문화재청 개청 이후 첫 여성 청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높다.
신 청장은 산림휴양 분야 전문가이나 산림청 전체 업무를 관할하기에는 힘이 부칠 수 있다는 평이 돌고 있다.
또한 일부 청장들이 예전 해당 부처 용역을 수탁받았던 점을 감안, 당시 담당 공무원들과 '갑-을'관계가 뒤 바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이로인해 대전청사 외청장들의 학자출신 전성시대를 놓고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조직의 새로운 변화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전문성'이 업무의 전체가 아닌 일부에 국한돼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식'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관료조직이나 행정에 대해 경험이 없다보니 상급기관과의 관계에서도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대전청사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전청사 한 공무원은 “학자 출신의 외청장 수혈은 기존 관료사회의 '틀'을 깨는데 필요하지만 '전문성'관련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많다”며 “전공에는 전문성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분야는 소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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