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만든 성인용품때문에…” 음란물건 전시죄 벌금형

  • 사회/교육
  • 법원/검찰

“너무 잘만든 성인용품때문에…” 음란물건 전시죄 벌금형

80대 마트주인, 담배 한갑 팔았다가 200만원 선고 아파트에 본당 등 설치 종교집회 연 목사 주택법 위반죄

  • 승인 2013-11-06 17:43
  • 신문게재 2013-11-07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세 가지 판결이 있다. 모두 사회적으로 주목받거나, 새로운 해석을 내린 판결이라고는 할 수 없다. 소소한 사건이지만, 한 번쯤 볼만한 사건들이다.

사연은 이렇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서 '성인용품점'을 운영하는 전모(48)씨가 법원으로부터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판사 김상일)이 6일 밝힌 판결로, 죄명은 '음란 물건 전시'다.

성인용품점이 판매하는 물건 상당수가 음란하다는 점에서 다소 의아한 판결이라 할 수 있지만, 형법상 충분히 적용될 수는 있다.

검찰이 밝힌 혐의는 전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성인용품점 내에 여성 음부 모양의 용품(남성용)을 판매할 목적으로 전시했다는 것이다. 성인용품점에서 음란한 물건을 전시했다는 게 기소의 이유라는 얘기다.

전씨 측은 “여성 음부 모양의 성인용품은 그 색상이나 형상 등에 비춰 음란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품이 살(구)색의 실리콘 재질을 사용해 여성의 신체 부분을 실제와 거의 동일하게 재현하고 있는 점과 일부 제품은 여성의 은밀한 부위 등이 눈에 띄게 배치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김상일 판사는 “은밀한 부위를 노골적인 방법으로 묘사해 보는 것만으로도 성욕을 자극하거나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을 해함으로써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물건”이라고 밝혔다.

제조 또는 판매업체 입장에서 바꿔 말하면, '너무 잘 만들었기 때문'에 죄가 된 셈이다.

담배 1갑 때문에 200만2700원을 물게 된 80대 노인도 있다. 형사8단독 김상일 판사는 대전 중구 선화동에서 할인마트를 운영하는 안모(80)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700원의 추징금도 처했다. 적용된 죄명은 담배사업법 위반이다.

안씨는 소매인으로 지정받지 않고 지난 6월 소비자에게 '던힐라이트' 담배 1갑을 판 혐의로 기소됐다. 물론 같은 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서 무거워진 것이다. 물론 국내와 외국 담배업체 사이의 경쟁도 한 몫 했다는 얘기도 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를 교회로 활용한 50대 목사도 벌금을 내게 됐다.

대전지법 형사10단독(판사 전아람)은 최모(53) 목사에게 주택법 위반죄를 적용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최씨는 2012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의 아파트(191.7㎡)에 본당과 교육관, 유아실 등을 설치하고 신도들을 상대로 매주 일요일마다 종교집회를 열었다. 주거용도인 아파트(공동주택)를 종교집회시설로 사용한 혐의(주택법 위반)로 기소됐다. 조용한 일요일의 휴식을 방해받은 이웃들이 두고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전아람 판사는 “공무원의 시정권고에도 용도 외 사용을 계속했고, 공소 제기 후에도 중단하지 않는 등을 참작해 약식명령의 벌금액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