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제추행·근무태만 중징계, 재량권 남용 아니다”

  • 사회/교육
  • 법원/검찰

법원 “강제추행·근무태만 중징계, 재량권 남용 아니다”

용의자母 추행한 경찰·7개월 실적없는 공무원 처분 취소소송 기각

  • 승인 2013-11-05 18:21
  • 신문게재 2013-11-06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강제추행과 직무태만 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이 '재량권 일탈ㆍ남용'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미리)는 해임과 감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대전경찰청장과 공주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최모(53)씨와 이모(48)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대전 경찰이던 최씨는 2010년 오토바이 절도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건관련자의 아버지로부터 4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다. 2011년 8월에는 모 병원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관련, 용의자의 어머니 A씨를 식당에서 만나 향응을 받고 새벽 2시쯤 노래방에 가서 A씨를 강제추행하기도 했다. 강제추행 혐의는 A씨와 합의해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지만, 대전경찰청은 최씨를 같은 해 9월 파면했다.

최씨는 불복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심사위는 다음해 최씨를 파면에서 해임으로 변경하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최씨 측은 “강제추행과 향응 수수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들은 사실 관계가 과장됐다”며 재량권을 일탈ㆍ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징계사유가 충분히 인정돼 과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경찰직을 수행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며 “파면에서 해임으로 감경됐다는 점에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가혹한 처분이라 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주시청 공무원인 이씨는 직무태만 등으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씨는 2011년 7월부터 1년간 의무보험 미가입 차량 보유자 수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7개월동안 이씨가 위반자 수사와 관련한 사건송치 실적은 전무했다. 전임자 3명의 6개월 평균 송치실적(139건)과 대조적이다. 반면, 같은 기간 업무 목적으로 모두 79회에 걸쳐 출장과 초과근무를 한다며 출장신청서를 제출했다. 근무기간, 보험개발공사로부터 의무보험 미가입 운행차량 보유자 329건을 통보받았음에도 사건송치 실적은 8건에 불과했다.

이씨는 또 2011년 9월부터 대전선병원에서 한달여간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그 기간 모 대학 행정대학원 야간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충남도 인사위원회는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했고, 이씨는 불복해 충남도 소청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씨 측은 “선례에 비춰보면 경각심 차원에서 주의 또는 불문경고가 일반적임에도 과중한 처분을 한 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물론,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업무실적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히 떨어지는 점에 비춰 보면, 징계사유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비난하기는 곤란하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