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미리)는 해임과 감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대전경찰청장과 공주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최모(53)씨와 이모(48)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대전 경찰이던 최씨는 2010년 오토바이 절도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건관련자의 아버지로부터 4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다. 2011년 8월에는 모 병원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관련, 용의자의 어머니 A씨를 식당에서 만나 향응을 받고 새벽 2시쯤 노래방에 가서 A씨를 강제추행하기도 했다. 강제추행 혐의는 A씨와 합의해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지만, 대전경찰청은 최씨를 같은 해 9월 파면했다.
최씨는 불복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심사위는 다음해 최씨를 파면에서 해임으로 변경하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최씨 측은 “강제추행과 향응 수수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들은 사실 관계가 과장됐다”며 재량권을 일탈ㆍ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징계사유가 충분히 인정돼 과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경찰직을 수행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며 “파면에서 해임으로 감경됐다는 점에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가혹한 처분이라 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주시청 공무원인 이씨는 직무태만 등으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씨는 2011년 7월부터 1년간 의무보험 미가입 차량 보유자 수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7개월동안 이씨가 위반자 수사와 관련한 사건송치 실적은 전무했다. 전임자 3명의 6개월 평균 송치실적(139건)과 대조적이다. 반면, 같은 기간 업무 목적으로 모두 79회에 걸쳐 출장과 초과근무를 한다며 출장신청서를 제출했다. 근무기간, 보험개발공사로부터 의무보험 미가입 운행차량 보유자 329건을 통보받았음에도 사건송치 실적은 8건에 불과했다.
이씨는 또 2011년 9월부터 대전선병원에서 한달여간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그 기간 모 대학 행정대학원 야간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충남도 인사위원회는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했고, 이씨는 불복해 충남도 소청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씨 측은 “선례에 비춰보면 경각심 차원에서 주의 또는 불문경고가 일반적임에도 과중한 처분을 한 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물론,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업무실적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히 떨어지는 점에 비춰 보면, 징계사유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비난하기는 곤란하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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