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일 오전 수입쌀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 혐의로 일당 4명을 구속하고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진은 양철민 광역수사대장이 브리핑 하는 모습.
박갑순 기자 photopgs@ |
국립농수산물품질관리원 직원과 공모해 중국산 쌀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시중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일 중국산 쌀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유통한 혐의로 A(52)씨 등 4명을 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B(53)씨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했고 달아난 3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산 쌀을 국내산 쌀과 섞어 '100% 국내산'으로 속여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떡이나 뻥튀기 재료로 들어가는 가공미를 일반미로 둔갑시켜 시중에 유통하는 수법을 썼다.
중국산 쌀이 국산쌀로 위장되는 수법은 간단했다. 2012년 2월부터 9월까지 전남의 한 비밀창고에서 13억원 상당의 중국 쌀 1000t을 국내산으로 둔갑해 대형마트 등에 유통했다. 조사결과 중국쌀을 경기도 소재 비밀창고에서 전남지역 창고로 옮겨 중국산 74.2%, 국산쌀 26.4% 비율로 혼합해 중국쌀을 100% 국내산으로 속여 팔았다.
가공미도 일반미로 둔갑했다.
2010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아산의 한 미곡처리장에서 뻥튀기제조용 쌀인 2006년산 구곡과 무자료 중국쌀을 일반미를 섞어 유통했다. 시중에 유통된 쌀은 '아침맑은쌀'이나 '농부의 땀' 등의 상표로 출시하는 과감함도 보였다. 이 같은 쌀을 대형마트를 포함한 시중양곡업체에 판매했다. 쌀의 생산연도, 품종 등 표시사항을 허위로 기재해 불법 유통했다. 최근까지 가공미를 싼 값에 빼돌린 후 일반미와 2대 8의 비율로 혼합, 재포장해 시가 89억원 상당의 가공미 4000t을 시중에 지정용도 외로 유통했다.
시중에 불법유통된 중국쌀은 1000t, 가공미 4000t 등 총 5000t(103억원 상당)이 100% 국내산으로 둔갑했다. 중국쌀과 가공미는 일반쌀보다 80kg당 3~4만원 정도 저렴하다. 정식 유통되는 상품보다 낮은 가격에 유통되며 소비가 빨리 되는 점도 악용했다.
경찰은 일당 중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도 검거했다. 국립농수산물품질관리원 단속팀장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중국쌀 108t을 수입업체에서 사들여 국내 미곡처리장에 되팔아 2400만원의 차액을 챙겼다.
쌀 구입책, 포대갈이, 쌀 혼합 담당자 등 역할을 나눠 움직였다. 적발된 불법 양곡유통 조직 중 최대규모라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양철민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행정기관에서 수입쌀과 정부양곡인 가공미 취급업체에 대해 사전지도점검을 강화하고, 부정유통을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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