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담보 잡히고 운영비는 쌈짓돈 쓰듯

일부 사립유치원 설립자 도덕적 해이 심각 누리과정 확대땐 막대한 국고 투입… 철저한 지도감독 있어야

교육용 재산을 담보로 잡거나 운영비 회계를 개인적으로 떡 주무르듯 하는 등 일부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

내년 막대한 국고가 투입되는 누리과정 확대 시행에 앞서 이같은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교육당국의 철저한 지도 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서부교육청은 4일 이같은 행각을 벌인 서구 모 사립유치원 설립자 A씨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A씨는 유치원 교사와 교지 등의 경우 교육기본재산으로 담보설정(근저당)을 할 수 없게 돼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육당국 조사 결과 A씨는 4억 원 가량의 유치원 건물과 땅을 담보로 잡고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부교육청은 올 4월부터 9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A씨에 담보설정 해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유치원 운영비 회계를 무단으로 차입하거나 인출한 사립유치원 설립자 8명이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사립학교법에선 유치원 회계 차입 및 인출을 금하고 있지만, 이들은 개인적 필요에 의해 돈을 수시로 넣고 뺀 혐의를 받고 있다. 서부교육청은 이들에 대해 수사기관 고발 2명, 중징계 1명, 경고 5명의 조치를 했다.

오수현 서부교육청 운영지원과장은 “누리과정 확대시행에 따른 유아학비 지원확대 등으로 사립유치원이 유아 교육기관으로서 관심과 기대가 증대되는 만큼 지도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