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철도경찰센터와 코레일 측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3시14분께 막차를 기다리던 대학생 A(21)씨가 정차돼 있던 화물열차 위에 올랐다가 고압전기에 감전돼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사고 당일 오전 3시 19분께 출발하는 서울행 막차를 기다리던 중 정차 중이던 화물열차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감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화물열차는 충북 도담에서 서울 수색으로 운행 중이었으며 교대를 위해 천안역에서 정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술에 취해 화물열차 위에 올랐다가 2만5000V의 고압선에 감전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 5월 같은 역 9호선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대학생 B(19)군 등 2명이 고압전선에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대학생도 열차 위에 올랐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2~3도의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천안역은 인근 9개 대학의 대학생들이 통학을 위해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사고를 당한 대학생들은 호기심에 막차나 첫차 시간대 열차 위로 올라갔다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잇따른 사고에도 코레일 측은 인건비 절감을 위한 인원감축 등을 이유로 통제요원이나 안내직원조차 배치하지 않는 등 여전히 수수방관하고 있다. 특히 천안역은 1일 평균 5만~6만명이 이용하지만 역내 근무자는 고작 5명 정도여서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다.
이들 직원은 모두 매표창구에서 근무하고 있어 철도주변이 안전사각지대로 노출된 셈이다. 철도경찰도 마찬가지로 질서유지나 철도 내 범죄만 취급한다는 이유로 취객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아 사고 시 승객 탓으로만 돌리는 상황이다.
사고가 줄을 잇자 일부 승객들은 안내요원이나 안전펜스 설치 등 안전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승객 김모(30)씨는 “돈벌이에만 급급한 코레일 측이 승객 안전은 뒷전으로 생각한다”며 “철도경찰은 역내 막차나 첫차 시간대 순찰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천안역 관계자는 “지난 5월 감전사고와 이후 상부에서 지시한 특별한 안전대책은 생각나지 않는다”며 “직원들은 실내에서 매표만 하기 때문에 철도 부근에서 일어나는 일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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