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노무현 정부 시절, 클러스터 이론으로 지역을 쇄신하려는 정책이 실행됐다. 마이클 포터의 클러스터 이론에서는 기술과 인재, 기업, 대학, 연구소가 집중된 지역이 발전하고 국가 경쟁력을 제고시키는데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혁신으로 인한 선순환이 계속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세종시에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어오고 있다. 국책사업인 과학벨트사업의 기능지구로 지정되면서 거점지구와 연계가 이미 확정됐고, 최근 세계적 수준의 대학인 카이스트가 입주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편입지역에는 각종 첨단산업의 투자진행이 한창이다. 클러스터 이론에 따른다면 이제 세종시는 기술과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의 유치를 통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번 정부는 창조경제를 화두로 하여 국가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창조경제의 도시적 적용이라 할 만한 리차드 플로리다의 창조도시론은 발전하는 도시들의 특성을 분석하니, 유능한 인재들이 거기에 있었다는 것이다.
유능한 인재들이 있으면, 기업과 투자가 몰려들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제 세계 주요도시는 유능한 인재들이 어떤 도시에 살기 좋아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러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열띤 경쟁을 하고 있다. 이들 도시에 대해 가장 먼저 꼽는 것은 관용을 바탕으로 한 개방적 문화를 들고 있으며, 그 외에 뛰어난 정주환경을 중요하게 들고 있다.
창조도시와 관련한 세종시의 준비도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개발 초기라 개방적 도시문화를 기초로 한 사회적 포용성에 대한 판단은 힘들다. 그렇지만 국내 최초의 도시형 수목공원과 국내 최대 규모인 중앙공원, 호수공원 등이 조성되어 거주환경의 질이 흠잡을 데 없어 보인다.
이외에도 정주환경에 있어서 필수 요건인 교육시설에서도 미래형 학교인 스마트 스쿨이 도입되고, OECD 수준의 선진국형 교육환경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더해 국제고와 과학고, 예술고 등이 계획되어 있어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세종시는 클러스터론과 창조도시론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거의 다 갖추어 나가고 있는 듯하다. 준비하고 있는 기능과 시설 이름만으로도 그러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준비는 도시발전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수많은 도시들이 그러한 조건을 갖추었으나, 일부 도시만 성공하였을 뿐이다. 그럼 실패한 도시들은 왜 실패했고, 성공한 도시는 어떻게 성공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즉 화룡점정격인 2%에 대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세종시는 세종시 만의 정체성을 찾아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문화와 포용성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는 절대 한꺼번에 이루어지지 않고, 단기간에 이뤄지지도 않는다.
다만 천천히, 계속해서 만들어 가야하는 과제이다. 다음은 행정과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서로 긴밀히 연계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런던과 뉴욕,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실리콘밸리의 선진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어느 한 주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앙부처와 세종시, 행복청, 기업, 대학, 연구소, 주민 모두가 힘을 합쳐서 차근차근 그리고 장기간 준비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세종시 고유의 선진적 거버넌스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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