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줄기가 명약? 노인 3700명 속았다

'한의사 행세' 50대 가짜한약 판매 효도관광 미끼 전국서 피해자 모집

금산에서 한의사를 사칭하며 노인들을 속여 저가의 한약을 고가에 판매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금산경찰서는 31일 한의사를 사칭하며 한약을 만들어 판 혐의로 김모(5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보관에서 일하던 직원, 버스기사 등 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1년여간 금산군 서대산 일원에 가짜 녹용 홍보관을 차려놓고 효도관광을 미끼로 노인 3700여명에게 한약을 팔아 12억3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노인들은 효도관광을 미끼로 홍보관에 들르도록 유인했고 저가의 한약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였다. 노인들은 전주, 수원, 부산, 청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집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한의사를 사칭하며 진맥을 하거나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는 등 한의사 행세를 했다. 관절염과 비염, 축농증, 기관지염, 천식 등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거짓말로 주문을 받았다.

이 같은 수법으로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약재로 만든 2만5000원 상당의 한약을 33만원에 팔아넘겼다. 담쟁이넝쿨 줄기를 허리디스크 등에 효험이 좋은 '비단'이란 귀한 한약재로 속여 판매하기도 했다.

강문규 금산서 수사과장은 “가짜 한약을 먹고 복통을 호소한 부작용이 나오기도 했다”며 “한의사를 사칭하며 노인들에게 저가의 한약을 고가에 판 악질적인 범죄”라고 밝혔다.

조성수·금산=송오용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