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인 영남권에서는 현역의원을 내보내면서 수도권과 충청권 단체장은 배제하려 한다는 당내 견해가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현역의원 출마 불가론은 마땅한 대체자 부재와 함께 원내 과반수 의석 붕괴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정치상황을 감안해 다른 배경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원칙에서는 현역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게 맞지만, 공천 기준은 무엇보다 당선 가능성이 감안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당내 어디에서 현역의원 출마 불가론이 불거진 것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과 충남에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3명이다.
대전시장에는 박성효 의원(대전 대덕)이, 충남지사에는 이명수(아산)·홍문표(홍성·예산)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구에 마땅한 대체자가 없다는 것은 새누리당의 고민이다. 또한, 현역의원을 내세워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7월 재보궐 선거에서 패하면, 원내 과반수가 붕괴될 수 있다.
더욱이 내년 재보궐 선거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진행 중인 재판들의 결과에 따라 12곳 이상의 미니 총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경우, 정국 구도가 바뀌게 돼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마저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새누리당의 현역의원 출마 불가론은 후폭풍을 대비한 조치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대교체론을 의식한 당내 중진들의 사전 견제와 영향력 유지 전략이라는 시각도 제기되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의 키워드로 세대교체론이 불거지고 있다”고 제기한 뒤 “세대교체론이 강하게 일어날 경우, 당내 역학 구도에 신진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제3후보가 등장하는 것은 세대교체론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조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내년 선거 공천 기준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우세하다.
새누리당의 다른 관계자는 “영남이야 현역 의원이 아니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충청권은 낙관하기 쉽지 않는 상황”이라며 “내년 선거가 박근혜 정부의 운명을 가르는 만큼, 광역단체장 후보의 공천 기준은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크게 고려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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