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총학생회장 선거를 치르는 모 대학의 경우 ‘이젠 학교에서도 비데해요!’, ‘교내 풋살장 건설 추진’ 등의 공약이 내걸렸다. 또한 ‘교내 타슈 대여소 설치 추진’과 ‘학교 식당 카드결제 및 메뉴 다양화’ 등이 학생들의 표를 유혹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문제라든가 인문학과 폐지 및 졸업생 취업난 등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과는 전혀 다른 공약들이 제시된 것인데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지난해 복지 중심의 공약들이 학생들의 표를 잡아끌었다. 지난해 한 대학의 총학선거에서도 ‘다이어트 캠프 실시’, ‘여성용품 과사 배치’등의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당선됐다.
대학 밖에서 바라보는 외부인의 시각으로 볼 때 대학이 안고 있는 심각한 제반 문제점들은 외면한 채 학생의 복지만을 중시한 선심성 공약이 난무한다는 사실에 다소 허탈감마저 안겨준다. 오는 2018학년도 무렵이면 대입 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를 초과해 신입생 감소의 어려움에 직면케 된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 대학은 수도권으로의 이전이 추진 중이며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향후 존립마저 힘겨워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도 이런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대안 제시 등의 공약이 빠졌다는 사실은 못내 아쉽다. 대학의 주인인 총학생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이 같은 선심성 공약들은 대부분의 학교가 긴축 재정을 운용한다는 현실에 비춰 실현성 마저 빈약한 실정이다.
결국 대학총학 선거에서도 학생들 스스로 공약에 대한 매서운 검증을 통해 선거를 공정하게 이끌어나가야 함은 물론 향후 대학의 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발전적 공약의 후보가 누군가를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 대학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총학 후보군에게 더 많은 힘을 실어주는 것은 바람 앞에 놓인 등불 같은 오늘의 대학을 그나마 살릴 수 있는 작은 방안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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