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도안 농경지침수 '人災' 가능성 커졌다

LH '공사장 수해방지시설 부실' 감사서 적발… 진행중인 손배訴 영향 줄 듯

<속보>=2011년 7월10일 장맛비에 침수가 발생한 대전 도안 농경지 피해는 신도시 조성공사장이 수해방지대책을 준수하지 않은 데 따른 인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본보 2011년 7월 22일자 4면 등 보도>

더욱이 주민들이 처음부터 제기했던 공사장 재해방지시설 부실이 이번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돼 현재 진행중인 손해배상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29일 2년전 도안 택지개발사업지구 농경지에서 발생한 침수의 한 원인이 도안신도시 기반시설 공사장의 재해 방지시설이 부적정하게 이뤄진 데 있음을 확인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고 3개 건설사가 시공한 도안신도시 동서대로 건설현장과 인근 농경지에서 2011년 빗물 침수가 발생해 주민 집계 20억원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감사보고서에서 해당 택지공사 현장은 장마를 앞두고 50년 빈도의 강우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임시저류지 2곳(저류용량 3만2200㎥)중 1곳(2만2559㎥)을 철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철거한 저류지를 다른 곳에 설치하지 않고 동서대로의 지하차도 건설을 위해 파놓은 굴착부분(저류용량 3만5000㎥)을 임시저류지로 사용했다.

하지만, 지하차도 굴착부분은 제방이 임시로 설치돼 견고하지 않았고, 모인 빗물을 갑천으로 방류할 방류구나 우수가 넘치는 것을 방지할 비상여수로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7월10일 장마가 쏟아지고 방류구도 없는 지하차도 굴착부분에 저류 용량을 초과하는 빗물이 유입되면서 당일 오전 7시30분부터 도안동과 원신흥동 농경지로 우수가 넘치게 됐다.

또 남아 있던 임시저류지 1곳도 빗물 저장용량이 9737㎥에서 7000㎥ 규모로 축소된 상태였다.

더욱이 건설사가 작성한 재해평가서에서는 임시저류지가 빗물을 갑천에 배출하는 최고 유출량이 63㎥/m로 설계돼 있었으나 현장에서 실제 빗물을 하천에 배출할 수 있는 배수로는 5.3㎥/m 규모 하나뿐이어서 임시저류지 속 빗물 상당량은 배출할 수 없는 구조였다.

감사원은 한국토지주택 사장에게 앞으로 택지개발공사를 시행할 때는 재해영향평가서에서 요구하는 재해방지대책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원신흥동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 문홍배 씨는 “공사장에서 물이 넘쳐 농경지가 침수됐는데 해당 공사장이 수해방지대책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확인하는데 2년이 걸렸다”며 “당시 피해에 대한 해당 기관들이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H관계자는 “공사장에서 빗물이 넘친 사실은 이미 확인된 사안으로 당시 피해가 공사장때문인지 많은 비때문인지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