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훔친 후 어떻게 처리할까를 고민하던 중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묻지마 폐차장'에 차를 넘길 경우 용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나군은 장물업자 김모(33)씨에게 접근해 마티즈는 대당 10만원, 쏘나타는 20만원씩 총 4대를 60만원을 받고 넘겼다. 나군은 장물업자 김씨를 아는 형을 통해 소개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장물업자 김씨는 헐값에 산 도난차량을 다시 불법폐차장에 대당 30만원씩 받고 팔아넘겼다.
절도범과 장물업자에 이어 불법폐차장으로 넘겨진 도난차량은 해체됐고, 부품은 시중에 유통되거나 해외로 밀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도난차량은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연식이 있는 오래된 차량이 대다수였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29일 장물차량을 일명 '묻지마 폐차장'에 되팔아 넘긴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차량을 훔쳐 김씨에게 판 가출청소년 나군 등 2명도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5월 나군 등 가출청소년들이 훔친 장물차량 4대를 대당 10만~20만원에 헐값에 매수했다. 구매한 차량을 총 120만원을 받고 묻지 마 폐차장에 장물처분한 혐의다.
경찰은 가출청소년을 교도소 면접조사, 통화내역을 역추적하는 등 통신수사를 통해 김씨의 신원과 소재를 파악해 서구 내동의 한 원룸에 숨어 있던 김씨를 체포했다.
불법폐차장은 폐차에 필요한 서류 등 절차를 밟지 않고 차를 처분하며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차량 절도, 장물 취득ㆍ알선, 장물 판매, 차량해체 등으로 역할을 나눈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차장에서 차량을 해체 후 부품을 시중 및 해외에 밀수출하고, 현지 알선업자를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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