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가정법원 청소년 참여법정 도입

또래가 낸 과제 성실수행땐 처벌없이 재활기회 “교육적 선도 강화”

비행을 저지른 청소년들이 또래가 낸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면 처벌 없이 재활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대전가정법원(법원장 손왕석)은 다음 달부터 비행을 저지른 청소년과 또래의 이해를 바탕으로 개선 가능성을 살펴본 후 보호처분을 판단하기 위한 청소년 참여법정을 운용한다고 29일 밝혔다. 말 그대로, 형사처벌이 아닌 교육적 관점에서 부과과제의 이행이라는 방법을 통해 사건의 종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형사법정에서 시행 중인 국민참여재판과 유사한 제도로, 소년부판사가 사건내용이 경미하고 초범이거나 기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이 대상이다.

청소년 참여법정 참여인단은 한 사건에 5~9명까지 구성하고, 과반수는 청소년 참여법정 참여인단 후보자 명부에서 추첨을 통해 결정하며, 나머지는 참여인단에 참여하기를 부과과제로 받은 보호소년 중에서 선정한다.

참여인단은 보호소년의 진술을 듣고 진행인을 통해 소년에게 질의할 수 있고, 평의를 통해 부과과제를 선정, 판사에게 건의할 수 있다. 부과과제는 안전운전, 인터넷중독 예방, 미디어 체험학습, 금연클리닉, 사회봉사활동, 형사법정 방청 후 소감문 쓰기 등이며, 일기 쓰기는 필수다. 판사는 참여인단이 건의한 과제 내용과 시간 등의 적정성을 살핀 후 합당하다고 인정되는 과제를 보호소년에게 부과하고, 과제를 성실히 이행한 경우 소년보호처분을 받지 않고 사건은 종료된다.

가정법원은 30일 대전의 중·고교생 71명을 참여인단으로 선정하고 다음달 6일 대전교육청이 추천한 교사 6명과 대전지방변호사회가 추천한 변호사 5명을 위촉한 후 중순쯤 청소년 참여법정을 열 예정이다.

고춘순 공보관 겸 소년담당 판사는 “징벌적 교정에서 벗어나 교육적 선도를 지향해 비행청소년에게 준법의식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참여하는 학생들에겐 민주시민성과 준법의식 교육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