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공급 원가도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오르는 등 '가격 폭등'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폐기량이 급증하면서 이를 막기위해 생산량을 줄인데다, 약품 도매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위해 시중에 백신을 풀지 않으면서 '품귀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29일 대전시와 지역 병·의원들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와 독감 유행이 빨라지면서 독감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결정한 백신 공급량은 전체 인구의 34% 수준인 1750만명분이다. 이는 지난해 독감백신을 접종받은 수준이며, 노약자와 어린이등 우선 접종 대상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 충분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필요이상으로 많은 양의 백신을 만들어 냈고, 장기 보관이 어려운만큼 상당량을 폐기해 생산업체들과 도매업체들의 타격이 컸다. 생산업체들은 최대한 폐기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접종받은 수준만큼만 백신을 생산했고, 추워진 날씨로 수요가 늘면서 백신 부족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꼭 맞아야 할 사람인 우선접종 대상자가 아닌 건강한 성인들도 독감 백신을 선호하고,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백신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신 접종 전부터 언론 등을 통해 백신 생산이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보도되면서 분위기를 타면서 백신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건강검진 기관들이 협약을 맺은 기업체와 백신접종을 서비스로 시행하면서 이에 따른 수요 급증도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백신 단가도 큰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4900원에 공급받던 백신 단가가 올해는 1만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지역 의료기관 관계자는 “백신 물량이 지난해보다 부족하고 이런 이야기가 돌다보니 독감 백신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진 것 같다”며 “중간 도매상들이 중간 마진을 노리고 백신 물량을 조절하는 구조는 주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장사를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11월 초 백신 물량이 추가로 시중에 풀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 접종대상자가 아닌 건강한 성인들이 백신을 많이 찾으면서 정작 꼭 맞아야 하는 노약자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분위기에 휩쓸려 백신을 찾기 보다는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과 생활습관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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