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등 이주 공무원들의 사무실 밖 소통장인 회식을 잡을 때 여전히 빚어지는 자화상이다.
가족 동반 이주 또는 초기 단계 나홀로 이전이 급증하면서, 타지 생활 속 지인과 동료간 일터를 벗어난 만남의 장은 외로움을 달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이 같은 만남을 성사하는데 드는 고뇌(?)와 한계는 현실적 장벽이다.
올 들어 국무조정실 및 유성구 등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첫마을 인근 거주 정부부처 공무원이 2400여명이고, 대전 유성구 거주자가 900여명, 조치원에도 원룸가를 중심으로 시청과 교육청, 경찰서, 정부부처 공무원이 혼재된 채 주거를 유지 중이다. 일부는 공주 등에 마련된 임시 숙소 거주자와 청주 출퇴근자도 적잖이 포진해있다.
기관은 다르지만 한때 업무를 같이했던 동료도 있고, 고시 동기생도 있고, 때로는 업무협력 차 제2업무시간인 저녁 때 만남을 필요로하는 이들도 많다.
올해 말 2단계 청사 입주와 함께 추가 이주하는 공무원이 약 1360명임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모임과 교류의 장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모임은 첫마을 비중을 높이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마을에 음식점과 주류점이 올 들어 골격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조치원읍과 대전 노은·반석권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장점을 반영하고 있다. 노은·반석에서 하면 조치원읍 거주자가, 조치원읍에서 하면 노은·반석 거주자의 대리비가 3만원에 달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배차시간 단축과 막차 시간 연장으로 일부 서비스를 개선한 대중교통도 있지만, 버스 도착시간 안내판 등 ITS 시스템 미확충과 노선 경유에 따른 이동시간 과다 등의 문제로 여전히 시민의 발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
첫마을은 그나마 조치원읍까지 대리비가 2만원, 노은·반석권이 1만5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은 장점을 지녔다. 다만 노래방 등 소위 2차 공간이 충분치않고 자정을 기점으로 대부분 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인근 대평리가 노래주점을 중심으로 활성화 일로를 걷고 있다.
세종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첫마을 거주자가 조치원읍 모임을 갖고자 할 때, 대리비 부담으로 망설이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봤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니 1시간 가까이 소요되고 버스정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세종시 건설 초기 배후도시인 유성권이 여러 면에서 혜택을 보는게 당연하지만, 조치원읍과 예정지역을 잇는 대중교통 활성화가 보다 강화돼야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세종시의 현주소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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