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간호보조 대부분 '무자격'

전국 일반병실 인력의 83% 해당… 충남대병원은 40명 달해

국립대병원의 간호보조인력 상당수가 무자격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종환 의원(민주당·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국립대병원에서 제출받은 간호보조인력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의 일반병실 간호보조인력 513명 가운데 83%인 425명,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특수병실 간호보조인력 470명 가운데 71%(333명)가 무자격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에서는 충남대학교병원이 일반병동 근무 간호보조인력 가운데 40명, 충북대병원은 17명이 무자격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의료법 제27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간호업무는 간호사가, 간호보조 업무는 의료법 제80조 제2항에 따라 간호조무사가 수행해야 한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제2항제3호에 따라 파견금지 대상에 속해 병원에서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주요 특수병실은 물론, 일반병실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행위가 의료적 행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물품관리나 병실관리조차도 환자의 감염예방 등 최소한의 의료적 지식을 갖춰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만큼 간호보조 업무 역시 자격요건을 갖춘 간호조무사가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대병원의 일반병실과 주요 특수병실 간호보조인력의 대다수가 무자격자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242명), 서울대병원 분당 분원(138명), 부산대병원 양산 분원(110명)은 일반병실 뿐만 아니라 특수병실에서 근무하는 간호보조인력까지 모두 무자격자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분당 분원과 부산대병원 양산 분원은 일반병실과 특수병실 근무 간호보조인력 전원이 병원에서 직접 고용한 직원이 아니라 외주 용역업체에서 파견한 무자격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 의원은 “공공보건의료를 선도해야 할 주요 국립대병원이 무자격 간호보조 인력을 채용해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국립대병원은 이미 근무하고 있는 무자격 간호보조인력에 대해서는 간호조무사 자격취득을 하도록 기회를 보장하고, 향후 신규 채용에 있어서는 반드시 자격취득자를 채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무자격자가 아닌 40명은 환자이송이나 위생원 수준의 배송인력이지 환자를 보호하는 인력이 아니다”며 “병동에서는 간호사만 채용하며, 간호조무사 조차도 채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