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비정규직 노조원 28명 해고, '불법파견' 법정서 시비 가릴 듯

원자력연구원의 비정규직 문제가 행정청인 노동청의 손을 떠나 법정에 서게 될 전망이다.

원자력연구원 비정규직 73명에 대해 불법파견으로 판정한 대전지방노동청은 연구원이 비정규직 직원을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원자력연구원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 과태료 4억 9000만 원 부과했으며, 불법파견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됨에 따라 형사사건으로 법정에서 시비를 가르게 됐다.

노동청의 시정명령을 받은 원자력연구원은 73명 가운데 파견법 개정 이전에 고용돼 직접 고용이 강제사항인 '고용 의제' 대상자 20명에 대해서는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고용 의무'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우선 기간제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고서 평가를 통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등 고용 방안을 제시해 노조와 대립해 왔다.

이에 비정규직 지회 소속 노조원 28명은 원자력연구원이 노동청의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합의를 거부해 오다 사실상 해고했다.

원자력연구원 비정규직 지회 등에 따르면 연구원이 지난 25일 파견업체인 코라솔에 계약 해지를 통보함에 따라 코라솔 측은 근로자 15명에 대해 해고 통보했다. 이와 더불어 파견업체인 한신엔지니어링과 코라솔에서 1월과 3월에 해고된 13명을 포함해 비정규직 근로자 28명이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됐다. 반면 연구원은 노조원이 아닌 26명과는 개별적으로 고용 계약을 체결했다.

노동청관계자는 “그동안 노동청이 할 수 있는 행정절차는 마무리된 상태이다. 원자력연구원이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여부를 떠나 원자력연의 불법파견에 대해 고소장이 접수돼 위법 여부를 판단, 검찰 기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원자력연구원의 불법파견문제는 법정에 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연 비정규직 지회는 민주노총 대전본부, 공공운수노조등과 함께 연구원 정문 앞에서 출근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권은남 기자 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