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빙교수 채용막으려 험담한 교수들 무죄

항소심도 명예훼손 인정안해 “외부로 전파할 의사 없어”

채용을 번복하기 위해 책임자에게 이미 채용된 같은 학과 교수를 험담한 교수들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송인혁)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에 무죄를 받은 대전의 모 대학 교수 2명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모 대학 비주얼패키지디자인과 교수인 A씨와 B씨는 2011년 2월 대학 명예총장실에서 채용 책임자인 당시 명예총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초빙교수로 채용된 C 교수가 제작한 포트폴리오는 본인이 제작한 게 아니다”라고 했고, B씨는 “모 호텔 사장과 C 교수는 내연관계”라며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사는 “명예총장이 자신을 보좌하는 교학실장에게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라고 지시했을 뿐이고, AㆍB씨의 얘기를 명예총장이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검사는 불복했다. 검사는 항소장에서, “발언을 직접 들은 사람은 1명이지만, 명예총장이 피해자와 특별한 친분관계가 없는 점, 결과적으로 발언이 피해자와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된 점 등에 비춰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학실장이 피고인들의 발언 내용을 다른 교수들과 피해자에게 알려준 건 피고인들이 예상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과 설령 전파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 (전파)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