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저축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지난 1964년부터 시행된 '저축의 날'이 29일로 50주년을 맞았지만, 해마다 예금과 적금은 큰폭으로 감소하는 등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
'아끼면 잘산다'는 근검절약의 가치가 소비제일주의로 바뀌고, 초저금리 시대가 되면서 더이상 저축이 매력적인 재산형성의 가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은행의 총예금은 998조84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1000조원을 돌파했다가 다시 900조원대로 내려앉았다. 대전의 경우 지난 7월말 대전지역의 금융기관 수신은 전월 6223억원증가에서 9959억원 감소로 큰폭으로 내려앉았다.
예금은행의 경우 요구불 및 저축성 예금 모두 줄면서 전월 3998억원 증가에서 9383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전국적으로도 8월말 현재 정기예금은 572조2000억원, 정기적금은 37조원을 기록했다. 정기예금은 전년대비 3.2%감소했으며 정기적금도 전분기보다 2.1%p떨어진 29.9%를 기록했다.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도 올 1월 320조9115억원에서 9월 316조3269억원으로 4조 원 넘게 감소했다.
18년 만에 서민들의 재산형성을 위해 높은 관심을 모으며 출시됐던 ‘재형저축’역시 출시 5개월만에 신규 가입자 수는 3월 88만 명에서 8월 1만9000명으로 급감했다.
이렇게 저축이 큰폭으로 감소세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경기불황으로 정부가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소비를 권장한데다 계속된 저금리 기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8월 현재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2.60%, 정기적금 금리는 2.93%로 1년 전보다 18.5%p, 17%p씩 각각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총저축률은 23.4%를 기록했지만, 가계 저축률은 3.4%에 그쳤다.
2011년기준으로 OECD의 25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은 18위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저축의 날을 맞아도 금리가 낮다보니 기존 상품에 금리를 얹어주는 방식으로 신규고객을 유치할 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며 “저금리 시대인 지금은 저축이 갖는 의미가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뀐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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