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윤모(41)씨는 지난 8일 오후 3시 10분께 보령시 성주면의 한 교회에 상담할 것이 있다며 김모(여ㆍ52)씨를 흉기로 찌르고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한 혐의다.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치료 중 끝내 사망했다.
▲농작물로 끼니 때우며 산으로 도주=윤씨는 도주 행각을 벌이다 주민신고로 범행 19일만에 경찰에 붙잡히며 도주극도 막을 내렸다.
윤씨는 범행 직후 부여와 논산, 보령을 오가며 낮에는 산으로 도주했고 밤에는 한적한 교회에서 잠을 잤다. 주로 배, 대추, 사과 등 농작물로 끼니를 때우며 힘든 도피생활을 이어갔다. 경찰에 검거 당시는 가발을 쓰고 눈썹을 자르고 립스틱을 칠한 채 여성 분장을 한 채 검거됐다. 윤씨는 장기간의 도주생활로 지쳐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보령 버스종합터미널에서 버스표를 사던 중 마스크와 가발을 착용한 것을 이상히 여긴 직원 신고로 꼬리를 잡혔다. 경찰에 검거될 당시도 커다란 저항 없이 순순하게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8일 청양에서도 살인미수사건 후 청양과 홍성, 논산 등 산속을 오가며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윤씨의 범죄경력 등 추가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도 큰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윤씨를 붙잡기 위해 공개수배로 전환했지만, 행방을 찾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목사부인 살인 범행 동기는=경찰은 사건 직후 범행에 사용된 흉기와 용의자가 타고 달아난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식을 의뢰, 유력한 용의자로 윤씨를 특정했다.
윤씨는 범행에 앞서 이미 지난달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지명수배된 상태였다. 지난달 청양 남양면의 한 주택에서 지인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나 경찰에 쫓겨 다녔다. 윤씨는 경찰에 지명수배된 상태에서 또다시 살인범죄를 저지르고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다. 도주 행각이 길어지며 윤씨의 과거 범죄경력도 드러나 충격을 줬다. 윤씨는 내연녀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실형(10년)을 살고 출소한 전력이 있다.
범행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윤씨는 청양사건 후 도주 행각을 벌이다 보령에서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다. 경찰조사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차를 마시러 교회에 들렀다. 평소 가지고 다니던 흉기가 바닥에 떨어진 것 본 피해자가 소리를 질러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우발적인 점을 강조하지만, 도주 행각으로 지친 윤씨가 다른 범행을 위해 교회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후 타지역으로 도주했다가 다시 보령으로 돌아온 점, 범행 동기가 피해자와 조금 엇갈리는 점 등에 대해 집중수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성수ㆍ보령=오광연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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