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아끼며 빠르게 견인할 수 있는 장소에서만 집중적으로 견인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보관소에서 먼 상습 불법주정차 구역에서는 견인이 이뤄지지 않는 공백현상을 빚고 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대전 5개 견인사업소의 불법주정차 견인실적은 지난 8월 1984대에 이른다.
연간 견인실적에서는 2011년 5개 견인사업소가 지역에서 2만4821대를 견인했고, 지난해 1만7588대, 올해 1만6099대로 불법주정차 견인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CCTV를 통한 무인단속이 많아지고 차량 견인제도가 14년째를 맞이하면서 견인이 이뤄질 때까지 방치하는 불법주정차 차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자치구의 업무를 대행하는 5개 견인사업소가 견인 건수 감소에 따른 수익감소를 만회하려 편의주의적 견인사업을 펼친다는 점이다.
서구견인사업소의 지난 8월분 견인현황을 보면, 둔산·월평·탄방 3개 권역에서 전체 견인의 85%가 이뤄졌다. 서구견인사업소는 8월중 모두 965대의 차량을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견인했는데 이중 824대를 이들 세 권역에서 진행했다.
또 대덕구 견인사업소 역시 같은 기간 106대의 차량을 견인했는데 비래·송촌·중리동에서 전체의 81%를 견인했다.
이밖에 동구견인사업소는 용전동과 중앙동에 집중돼 있고 중구견인사업소는 은행·선화동과 문화·오류동에서 대부분의 불법주정차 견인이 이뤄지고 있었다. 둔산동에 위치한 서구견인사업소나 가양동에 있는 동구견인사업소처럼 불법주정차 견인보관소가 있는 곳에서 가까운 지점의 차량 견인이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대로, 서구 복수·정림·가장·내동에서는 지난 8월 견인이 한 차례도 없었고, 교통체증을 빚는 관저동과 가수원동은 각각 3건과 1건에 불과했다. 대덕구 역시 신탄진·대화·회덕 등의 6개의 행정동에서는 8월 견인실적이 없었고, 동구는 가오·판암동에서의 견인이 적었다.
이는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대전 견인사업소가 수익을 남기려고 견인차량 보관소 인근의 지역에서만 집중적으로 견인하고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곳에서는 교통상황이 나빠져도 불법주정차를 견인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같은 편의주의적 견인업무에 대전 자치구는 민간 위탁사무라는 이유로 지도·감독도 없는 실정이다.
구 관계자는 “매달 견인현황은 보고받고 있지만, 견인 지역에 대해서는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며 “견인과정의 서비스는 교육하고 있으나, 지자체의 예산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견인사업소 업무에 깊게 관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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