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여야의 갈등 정국은 국정 시스템 와해의 위기로까지 치닫는 듯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이번 국정감사를 '대선 불복' 국감으로 변질시켰다”고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조직적 대선개입은 명백한 헌법 불복행위이고 이를 비호·은폐하는 행위도 헌법 불복”이라며 “헌법수호세력과 헌법 불복세력 간 한판 승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치의 양보도 용납하지 않는 여야의 모습이다.
대통령 역시 국민들 눈에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정치권의 '불복' 논란으로 세월만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 한번 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다음 달 2일 서유럽 순방에 오를 경우 귀국 할 때까지 여야의 입씨름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똑같이 되풀이 될 것이 뻔하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0만3000명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6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도 424만4000명으로 이 역시 지난해보다 2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증감은 곧 내수의 수준을 가르키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서민 경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민경제가 이처럼 힘겹게 삐걱거리는데 정치권이 여전히 앞으로 나아갈 생각은 않고 과거 속에 매몰돼 있는 꼴이다. 대통령부터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야기된 국정원 사태에 대한 유감 표명 내지는 새로운 개혁 의지를 국민 앞에 피력, 야당의 '대선 불복'을 하루빨리 잠재우고 여야 모두 민생에 관심을 기울일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제발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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