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전설 박지성을 만든 것은 히딩크의 칭찬 때문이다. 2002 월드컵 한국대표팀 감독 히딩크는 대회 개막을 수개월 앞두고 부상을 당해 의기소침해 있던 박지성을 불렀다. 이어 “너는 정신력이 훌륭하다”라고 박지성 어깨를 두드렸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박지성은 히딩크의 칭찬에 감동해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1등 공신이 됐다. 이후 그는 네덜란드, 잉글랜드 리그에 잇따라 진출 세계적인 축구 스타덤에 올랐다. 이는 칭찬의 힘을 말해주는 유명한 일화다.
교육 당국이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를 증명한 사례도 있다. 교육부가 2005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공동으로 초등학생 3학년 2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다. 교사에게 항상 칭찬 듣는 학생의 기초학력 점수는 읽기 92.54점 쓰기 93.01점, 기초수학 93.38점. 이들의 점수는 칭찬을 듣지 않은 학생보다 영역별로 11.18점, 11.61점, 8.31점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래도 춤을 추게 하는 것이 칭찬이다. 상대방에게 자신감을 주고 자신도 이를 통해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는 칭찬에 인색하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동료가 잘했을 때 칭찬보다는 시기와 질투를 하는 것이 익숙하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말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이다.
전문가는 한국 사회가 칭찬에 인색한 이유를 유교적인 교육법과 한국인의 특성에서 찾고 있다.
충남대 심리학과 전우영 교수는 “서양의 교육법은 어떠한 행위에 대한 보상인 칭찬을 즉각 해주는 반면, 동양의 교육법은 칭찬에 인색한 편”이라며 “우리 사회가 칭찬에 인색한 이유는 이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오원균 한국칭찬운동연구협회장은 “칭찬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데 (한국인은)남을 추켜세워주는 데 아량이 넓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남을 칭찬하면 자칫 자신이 실없는 사람으로 비치거나 스스로 낮추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이를 주저하는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처럼 칭찬에 인색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전문가들은 칭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전 교수는 “사람들은 칭찬받은 행동을 계속하려는 심리가 있는 것은 칭찬의 반드시 필요함을 말해준다”고 전했다.
오 회장은 “칭찬은 귀로 먹는 공짜 보약으로 받은 사람도 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며 “대전에서 시민들과 함께 칭찬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칠 생각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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