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일]이공계의 위기와 국가의 경쟁력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서동일]이공계의 위기와 국가의 경쟁력

[중도프리즘]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승인 2013-10-27 13:05
  • 신문게재 2013-10-28 17면
  •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우리 나라가 지금처럼 잘 살게 된 것은 우리가 보유한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과 우리 민족 특유의 성실성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일제시대와 6·25라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야 했던 우리 선대 어른들께서 자녀의 교육에 만큼은 아낌없이 투자한 것이 오늘 날 우리나라의 산업을 견인하는 많은 전문가들을 배출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우리 나라의 고등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매년 피를 말리는 경쟁을 치르고 있다. 고등학생을 둔 가족들의 생활도 덩달아 정상적이지 못하며 우리는 이를 지극히 당연한 일로 인식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아예 예외적인 인간집단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우리 나라 통계청에 의하면 2012년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연간 19조원을 상회하며 이는 1인당 283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조사에 의하면 2013년 우리나라 4년제 일반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670만원 선이며 가장 비싼 한 사립대 의과대학의 등록금은 년간 1200만을 상회한다. 상당수의 학생들에게 사용되는 사교육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다는 대학의 등록금을 훌쩍 넘어선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것도 아니다.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고 아우성이지만 매년 대학등록금의 절반에 육박하는 사교육비는 불평도 해 보지 못하고 있다.

거의 초인적인 일정으로 공부하며 사교육과 온 가족의 지원으로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은 그렇지 못한 과거의 경우에 비하여 학습능력이 우수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대학생들은 20년 전의 학생들에 비해 국어, 영어, 수학은 물론 과학이나 인문사회 과목 거의 모든 과목에 대해서 결코 우월하다고 볼 수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심지어 공과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대부분 수능시험에서 점수관리를 위해 물리 과목을 선택하지 않음으로 인해 대학에서의 정상적인 과목수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화학 과목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형편이다. 결국 대학은 신입생들에게 기초과학과 수학을 다시 가르치면서 수학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공부와 유사한 추가 수업을 실시하기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번 자신감을 잃은 학생들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 놓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대학의 연구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등록금 부담이 대폭 완화됐지만 이제는 거꾸로 대학원생을 구하지 못해 연구가 어려워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고등학교 수능시험으로 시작된 국가적인 이공계 기피현상은 이공계 대학의 수학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전공분야의 대학원 진학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가의 연구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취업을 하고 나서이다. 졸업생들이 취업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내부에서는 또 다시 여러가지 형태의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어떠한 직장이든 위로 올라갈수록 자리는 한정되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사오십대에 정년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가 너무도 뻔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우선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는 방법을 택한다는 이유로 기초적인 과학을 등한시 한다.

필자는 대학생들에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어서 본인의 특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회사에 근무할 때에도 전공분야에 특기가 있어서 회사에 기여도가 높다면 사정은 매우 다를 것이다. 또한 회사에서 퇴직을 한 이후에도 본인의 특기를 활용하여 창업 등을 통해서 가족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본인의 전공 분야에서 창업을 할 경우 기업의 각종 자료를 더욱 쉽게 확보할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리한 여건에 있을 수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는 삼성의 실적을 제외하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이렇게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서 나라의 경쟁력이 좌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며 건실한 중소기업이 많은 국가가 여하한 외부의 충격에도 훨씬 튼튼하게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대학에서 대학원에서 깊이 있는 학습과 연구를 통해 창업을 포함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보다 다른 사람들이 못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훨씬 수월한 경쟁 방법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