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준 천안 |
의혹만 돌았던 비리경찰과의 공생관계가 검찰수사로 사실로 드러나면서 경찰조직에 대한 시민의 신뢰마저 땅에 떨어졌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96건을 적발해 428명을 사법처리했으며 올 10월까지도 89건에 189명을 단속했다. 불과 1년 10개월 만에 285건, 617명을 처벌했으니 상당수 게임장 단속을 한 경찰이 자신의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문제는 게임장 업주에 기생하는 비호경찰을 자체감사로써는 색출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도주해 지명수배된 A경사도 관련 업계에 소문이 파다했지만 내부감찰은 범죄사실조차 제대로 파악지 못했다.
이러한 감찰은 비단 최근 만의 일은 아니다.
게임장과 관련돼 헛소문이 돌아 묵묵히 일만 하던 선량한 경찰이 인사조치되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 당시 취재기자도 이러한 사실을 지휘부와 감찰에 귀띔했지만, 내부 감찰은 진원조차 알 수 없는 소문만 의식한 채 헛다리만 짚었다. 그 과정에서 경찰조직은 움츠러들었다.
반면에 비호경찰과 불법 게임장들은 비웃음 치며 기세등등해졌을지 모른다. 오죽하면 지금까지도 불법게임장과의 유착관계로 인해 피해자들이 가까운 경찰을 뒤로한 채 제 발로 검찰을 찾겠는가. 검찰은 이번 수사배경으로 수차례 접수된 익명의 민원을 꼽았다. 분명 내부에서도 터져 나왔을 법한 얘기들이지만 경찰은 귀를 열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검찰수사를 시민의 엄격한 경고로 삼고 내부감찰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고름을 짜서 낫지 않을 바엔 남이 메스를 들어 도려내 주는 편이 낫지 않은가. 경찰은 이번 검찰수사결과를 보며 자성하고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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