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는 군 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언어폭력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육군 대위의 안타까운 군 생활이 눈길을 모았다. 고충상담관이었던 여군 대위의 자살은 여군들의 군 생활이 얼마나 힘겨운가를 간접적으로 시사해주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육사생도의 하급생도 성폭행 사건을 비롯해 태국에서 주점과 마사지업소 출입문제, 미성년자 성매매 등 부끄러운 행각들은 변화와 개혁이 요구되는 육사의 치부를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자칫 군대에 대한 불신감만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는 공직자 인사청문회 때마다 해당 공직자 및 그 자녀의 군복무 여부를 중요 사안으로 따지곤 한다. 어디 그뿐인가. 일부 연예인이 군대를 면제받으려 한 사실이 노출되면 마치 엄청난 죄인인 양 비난하기에 급급했다. 혹 해외이민 자녀들이 고국에 돌아와 군 입대를 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애국자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군대의 기강이 해이해져 갈 경우 누구에게 감히 군 입대의 당위성을 강조할 수 있겠는가. 특히 올해는 6·25 전쟁의 포화가 멈춘 지 60년 되는, ‘정전 60주년의 해’인 것이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비로소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 한국전쟁 기념전시관이 개관됐다. 대한민국 군대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데 그 누구보다 많은 땀과 피를 쏟으며 고생한 주인공들이다.
그 성장의 주역으로 이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과거 ‘군바리’라는 비아냥의 호칭으로 불리던 시절의 불합리한 관습은 떨쳐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 지휘관들의 생각부터 새 시대의 변화를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병사들은 물론 육사생도들의 생활에 이를 접목시켜 무너진 기강은 바로 세우되 젊은 패기는 고양시켜 부국강병(富國强兵)의 주춧돌로 부족함이 없도록 연마시켜 나가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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