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통행료 소송 석교동 주민 웃었다

법원 “재산권보다 통행권 우선”… 땅주인 소송 기각

<속보>=대전 중구 석교동에서 펼쳐진 골목길 사용료 소송이 결국 주민들의 통행권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대전지방법원 민사15단독(판사 강윤희)는 골목 소유자 이모(50) 씨가 거주자들에게 청구한 골목 사용에 대한 임료청구 소송에서 원고 기각을 결정했다.<본보 5월 6일자 5면 등 보도>

법원은 이 씨가 주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된다는 점을 알고도 해당 토지를 매입했고, 이 씨가 골목을 소유하기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유일한 출입구로 이용해왔다는 점에서 통행요금을 요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토지가 도로 부지로 사용돼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 토지의 소유권을 경매ㆍ매매ㆍ대물변제 등에 의해 승계한 경우 도로로 제공된 토지 부분에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따라 해당 골목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석교동의 골목길은 1984년 택지를 개발할 때 만들어진 것으로 2010년 12월 부동산경매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한 이 씨가 지난 5월 골목길을 사용하는 주민 8세대에게 사용료를 청구해 논란이 제기됐다.

이 씨는 골목을 사용하는 주민들에게 2010년 12월 이후 28개월간의 사용료 249만원과 앞으로 매달 8만9220원을 각각 납부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주민들과 민사소송으로 이어져 1심에서 토지 재산권보다 주민 통행권이 우선한다는 판결을 받게 됐다.

석교동 주민 문병화 씨는 “주민들이 30년 사용한 골목에 통행료를 요구한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라며 “이번 판결을 통해 골목길을 수익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사례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