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의 결승전 진출은 이번 전국체전 최고의 파란 중 하나로 꼽히면서 이목을 끌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무릎을 꿇고,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단국대는 이날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서울 대표 동국대와의 결승전에서 3-0으로 앞서가다 동점 상황까지 허용했고, 연장 10회말 승부치기 무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허용, 역전을 당해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단국대에게 이날 패배는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3-0으로 먼저 앞서가던 단국대는 7회초 1사 2, 3루의 찬스 상황에서 후속 타자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 추가 득점을 못했다. 오히려 7회말 동국대에 안타 3개를 연달아 맞으며 2실점, 1점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8회초에도 1사 2루에서 단국대 전형근이 우전안타를 치면서 득점까지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2루 주자 신민재가 홈까지 파고들다가 태그 아웃되며 무위에 그쳤다.
경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갈수록 꼬이던 단국대는 급기야 9회말 1사 1, 2루에서 동국대 강민국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 승부는 원점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진 10회말 승부치기 연장전에서 무사 만루에 또다시 강민국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우승컵의 주인공 문턱까지 갔다가 동국대에게 내준 꼴이었다.
이날 단국대가 우승했을 경우 충남 야구는 전국체전 '종합우승 5연패'의 새 역사를 만들 수 있었지만, 경기 종반 타선이 뒷받침하지 않아 무너져 버린 결과다.
그래도 단국대의 선전에는 박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내놓을만한 성적이 없던 단국대는 1~3학년으로 엔트리를 구성해 인천에 올라왔고, 대학 야구의 강팀들이 포진해 있는 전국체전에서 결승티켓까지 거머쥐었다. 단국대의 결승행은 예상하는 야구인이 전혀 없어서 눈이 휘둥그레질수밖에 없었다.
사실 단국대는 1회전에서 약팀으로 평가되는 대구 계명대를 예상대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지만, 이후부터 전국대회 및 대학리그 왕좌들을 상대해야 했다.
8강 상대는 올해 대학리그에서 우승한 전북 원광대로, 열세를 극복하며 타선의 뒷받침으로 9-6 승리를 거뒀고, 전통의 강호 영남대를 4강에서 만나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겼다.
단국대 김경호 감독은 “전국체전을 앞두고 정말 훈련을 많이 했다. 우승하지 못해 도민들에게 죄송하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면서 “올해 3학년 선수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져 내년에는 리그 경기는 물론 전국체전에서 더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고, 좋은 성적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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